데이터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설계하다…통계청 ‘SDG 데이터 혁신 포럼 2023’ 개최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유엔(UN)과 국제사회가 참여하고 있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가 이행원년인 2016년 이후 7년이 흘렀다. 목표달성 시점인 2030년을 앞두고 올해는 4년 주기의 SDG 정상급 회의도 열린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전쟁, 심화된 기후위기 등으로 SDG 달성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통계 분야에서의 SDG 혁신을 위한 논의의 장이 마련됐다.
통계청은 4일 대전 통계선테에서 ‘절반의 시간: SDG로 다시 집중하기(Halfway to 2030: Refocusing on SDG)’ 라는 주제로 'SDG 데이터 혁신 포럼 2023'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최연옥 통계청 차장은 개회사에서 “SDG 달성을 위해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가 간 연대와 협력을 통해 어느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지속가능한 번영을 추구해야 할 것”이며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의 도전에 대비하기 위해 각국 정부와 국제사회가 새로운 통계개발에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축사를 통해 “데이터와 통계는 SDG 이행의 핵심 도구로 통계청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이창훈 한국환경연구원장은 “통계개발원과 한국환경연구원과의 ‘한국의 SDG 이행보고서 2023’ 공동 작업은 근거기반 정책수립을 위한 좋은 협력 사례로, 향후 많은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은 국내의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기조연설과 두 개의 세션으로 구성됐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김은미 이화여대 총장은 ‘아젠다 2030-한국의 글로벌 역할’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글로벌 수준에서 SDG 이행현황을 진단한 결과, 달성이 어려운 목표가 여럿일 뿐 아니라 점검수단인 데이터 또한 부족한 실정”이라며 “개발도상국은 이러한 상황에 더욱 취약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분석을 통해 성공적인 SDG 이행을 위한 정책 제언이 가능하다”고 데이터 혁신과 다자협력에서 한국의 리더십 발휘를 제언했다.
기조연설에 이어 첫 번째 세션에서는 ‘한국의 SDG 이행현황’에 대한 진단이 쏟아졌다.
정우현 한국환경연구원본부장과 박영실 통계개발원 사무관은 한국의 SDG 거버넌스를 소개하고 ‘한국의 SDG 이행보고서 2023’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
오수길 고려사이버대학교 교수는 지방 SDG 추진계획 및 기본전략, 평가 체계를 구체적인 지방자치단체 사례를 들어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이은경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실장은 SDG 달성 과정에서 기업의 역할, ESG와의 관계, 기업의 SDG 데이터 활용현황을 소개했고, 정혜진 서울대학교 연구교수는 국내 대학의 SDG 실천 활동을 통해 대학의 사회적 책무성을 논했다.
세션 발표자 모두 SDG 목표 설정과 점검, 필요한 변화를 촉진하는 핵심 수단으로 ‘데이터’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발표 이후에는 청중들과의 자유토론이 이어졌다.
두 번째 ‘데이터 혁신과 가치 창출’ 세션에서는 객관적 공간단위인 격자 기반 통계 생산과 이것이 사회현상을 포착하는데 어떤 정책적 시사점을 줄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통계 생산 방식의 혁신을 논의했다.
윤민희 통계개발원주무관은 격자 데이터 생산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통계적인 이슈들을 점검하고, 데이터 거버넌스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장요한 국토연구원 박사는 격자 기반의 다양한 데이터를 연계하고 시계열 분석을 통해 지속가능한 관광 정책 수립에서의 활용가능성을 탐색했다.
홍성연 경희대학교 교수는 취약계층 밀집 지역을 탐색할 때 격자 단위와 행정구역 단위 통계 결과를 비교하고, 격자 데이터가 갖는 정책적 함의를 도출했다.
토론에는 신우람 통계청 사무관, 김종근 공주대학교 교수, 김인수 한국사회보장정보원 박사 등이 참여해 격자 기반 통계 생산의 활용성 확대를 위한 고민을 나누었다.
포럼을 주관하는 통계개발원의 송준혁 원장은 “SDG 이행의 중간지점에서 개최된 본 포럼이 각 분야 행동변화의 동력이 되고, 분야 간 상호 상승효과를 일으키길 바란다”며 “통계청과 통계개발원은 SDG 한국 데이터 책임기관으로서 고품질의 시의적절한 SDG 데이터 생산을 위해 관계부처 등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는 한편, 그동안 ‘SDG 지표 전문가 그룹’ 동북아시아 대표 활동과 개발도상국 SDG 통계역량강화 사업 지원 경험 등을 바탕으로 데이터 혁신 분야에서 국제적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포럼은 정부·학계·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SDG 이행현황을 공유하고, 데이터 기반 정책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해 처음으로 개최됐다.
데이터 관점에서 SDG 17개 목표를 종합적으로 논의하는 국내 유일의 공식 행사로, 특히 이번 포럼은 오는 10~19일(현지시간) 유엔에서 개최되는 고위급 정치포럼과 9월 18~19일 SDG 정상회의를 앞두고 국내의 이행현황을 다양한 이해관계자 집단들과 논의하고 평가하는 성격을 띠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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