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안보 최대 위협은 미국" 최장수 美외교협회장의 반성

한재범 기자(jbhan@mk.co.kr) 2023. 7. 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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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와 퇴임 인터뷰서 밝혀
"정치 무너져 민주주의 불안"

세계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은 러시아나 중국, 기후변화나 전염병도 아닌 미국이라고 미국 외교 전문가가 지적했다.

리처드 하스 전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사진)은 지난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진행한 퇴임 인터뷰에서 '밤에 가장 잠을 설치게 하는 위협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리(미국)"라고 답했다.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CFR은 외교·안보 분야 전·현직 고위 관리와 학자, 언론인 등 5000여 명이 참여하는 유서 깊은 싱크탱크 단체로, 미국의 '그림자 국무부'라는 별명으로 알려져 있다. 하스 전 회장은 2003년부터 지난달까지 이 단체에서 회장직을 맡아 CFR의 역대 최장수 회장이 됐다.

하스 전 회장은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 테러리즘 등을 제치고 미국을 최대 위협으로 지목한 이유에 대해 미국의 내부 불안을 꼽았다. 그는 "최근 들어 불거진 미국 정치 시스템 붕괴로 미국의 내부 위협이 처음으로 외부 위협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미국 민주주의의 심각한 불안정이 미국을 의지하기 어려운 나라로 만들었으며, 이는 전 세계적 불안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요지다.

하스 전 회장은 지금 미국은 매카시즘, 베트남, 워터게이트 사건 등을 겪었던 지난 시기보다 상황이 더욱 나쁘다고 진단했다.

하스 전 회장은 이런 생각을 품게 된 배경으로 트럼피즘을 꼽기도 했다. 그는 2015년 대선 도전을 준비하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나 외교에 대해 조언해준 바 있다. 다만 그는 이와 관련해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그를 누그러지거나 정상적이게 만들어줄 줄 알았다는 점에서 난 크게 틀렸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더 과격해지고 강경해졌다"고 후회했다.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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