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 보안투자 올해 두배로 늘린다
LG유플러스가 이동통신 3사 중 지난해 정보보호 부문 투자 규모를 가장 많이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또 작년 '먹통' 사태를 겪은 카카오는 네이버보다 많은 정보보호 전담인력을 확충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인터넷진흥원 정보보호공시 종합 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LG유플러스의 정보보호 부문 투자액은 442억원으로 전년 대비 51.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통신 3사 가운데 증가율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투자금액 기준으로는 KT가 1111억원으로 1위였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은 8.8%에 그쳤다.
이에 비해 SK텔레콤의 정보보호 부문 투자액은 787억원으로 전년보다 8.6%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콤 관계자는 "2021년 SK스퀘어가 분사하면서 기저 효과가 발생했는데 이를 감안하면 투자액은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며 "투자액이 많이 늘지는 않았지만 매출액 대비 보안투자 비중을 따져보면 통신 3사 중 가장 많이 정보보호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목되는 것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초 고객정보가 탈취되는 해킹을 당한 후 정보보호 투자액을 연 1000억원까지 늘릴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LG유플러스는 숭실대가 2024학년도 수시전형에서 채용 연계형 계약학과인 '정보보호학과' 모집을 확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먼저 신입생 20명 가운데 60%에 해당하는 12명을 수시모집으로 선발한다. LG유플러스는 고객정보 유출과 디도스 공격에 따른 인터넷 접속 장애 이후 발표한 '사이버 안전 혁신안'의 일환으로 올해 5월 숭실대에 정보보호학과를 신설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정보보호 부문에 441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전년 대비 78.2% 증가한 수준이다. 네이버는 766억원을 투입해 금액에서는 카카오보다 많았지만 증가율은 17.6%였다. 특히 카카오의 전담인력은 254명으로 68.2% 늘었으며 네이버 전담인력은 217명으로 17.7%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국내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의 매출액 대비 정보보호 투자액은 0.6~1% 수준이다. 구글(연간 20억달러·매출액 대비 투자 비중 0.7% 내외)과 비슷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연간 40억달러·매출액 대비 투자 비중 2.0%)에 비해서는 투자 비중이 다소 낮은 편이다. 이용준 극동대 해킹보안학과 교수는 "국내 대기업의 정보보호 투자액은 공시제도 덕분에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온 상태"라며 "하지만 최근 해커들이 방어가 잘된 대기업보다 대기업과 연계된 중소·중견 협력업체를 노리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이들 협력업체에 대한 공시의무 부여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부터 매출 3000억원 이상 상장기업 혹은 일평균 이용자가 100만명 이상인 정보통신 서비스 사업자를 대상으로 정보보호 공시를 의무화하고 있다. 올해 공시 대상 기업은 총 655개사다. 공시제도 도입으로 대부분 주요 기업은 2021년 대비 지난해 정보보호 투자액을 늘렸다. 해킹이 갈수록 지능화·조직화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악성코드를 심어 고객정보를 빼가거나 기업 내부 데이터를 탈취한 뒤 몸값을 요구하는 랜섬웨어 해킹이 급증하면서 이에 대한 방비에 나선 것이다.
다만 넥슨코리아 넷마블 인터파크 등은 2022년 보안투자와 전담인력 모두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쏘카와 아프리카TV는 지난해 정보보호 투자액이 각각 5억원과 8억원에 불과했다. 쏘카 측 관계자는 "보안 기능이 탑재된 AWS 클라우드를 인프라 자산으로 구성하고 있는데 이것이 직접적인 보안투자액으로 잡히지 않아 금액이 낮게 나오는 것"이라며 "지난해 정보보호 부서를 디렉터급 조직으로 확대했고 현재 정보보호 관련 투자와 인력 확대를 적극 검토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주요 대기업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가 정보보호 투자액 1위(2434억원)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투자액을 전년 대비 42% 늘렸다. 전담인력도 904명으로 전년 대비 70% 증가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국제 해커조직 랩서스의 갤럭시 소스코드 해킹, 미국법인 홈페이지 해킹, 미국에서 해킹과 관련된 집단소송 등을 겪으면서 투자액과 전담인력을 확대한 것으로 추정된다.
[나현준 기자 / 정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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