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설’ 프리고진, 일주일 만에 메시지 “최전방 다음 승리 곧···”
최근 무장 반란 실패 후 자취를 감춘 러시아의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일주일 만에 입을 열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3일(현지시간) 텔레그램에 공개한 41초짜리 음성 메시지에서 “우리가 한 ‘정의의 행진’은 반역자들과 맞서 싸우고, 우리 사회를 결집시키기 위한 것이었음을 이해해주길 바란다”며 “나는 우리가 많은 부분을 달성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까운 시일 내 여러분은 최전방에서 우리의 다음 승리를 보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지지자들을 향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앞서 프리고진은 지난달 23일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던 바그너 용병들을 이끌고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향해 진격하는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가 하루 만에 병력을 철수했다. 이후 프리고진은 26일 텔레그램을 통해 바그너 그룹의 반란이 정부를 전복하기 위한 쿠데타 시도는 아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란 실패 후 프리고진은 이 음성 메시지 발표 외에는 행적을 드러내지 않았고, 러시아 정부의 암살설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프리고진과 러시아 정부를 중재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 도착했다고 밝혔지만, 프리고진은 이번 메시지에서도 자신의 소재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무장 반란 이후에도 프리고진은 러시아 내에서 여전히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 여론조사 기관 ‘러시안 필드’의 최근 조사에서 러시아인 3명 중 1명은 프리고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쟁 기간 꾸준히 상승했던 프리고진의 지지율은 반란 이후 감소했으나, 18~44세 젊은층에선 지지와 반대 비율이 거의 반으로 갈리는 등 탄탄한 지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해체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던 바그너 그룹도 여전히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할 용병을 적극적으로 모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바그너 용병들에게 러시아 국방부와 계약을 맺거나 벨라루스로 떠날 것을 명령하는 등 사실상 바그너 그룹 해산에 나섰다. 바그너 그룹 역시 전날 텔레그램을 통해 당분간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하지 않고 벨라루스로 거점을 옮김에 따라 앞으로 한 달간 용병 모집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https://www.khan.co.kr/world/europe-russia/article/202307031601001
그러나 FT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은 온라인 광고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싸울 용병들을 모집하면서 “신병은 러시아 국방부가 아닌 바그너와 계약을 맺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프리고진이 반란의 이유로 지목하며 처단하겠다고 밝힌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은 이날 처음으로 무장 반란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이날 군 장성들과의 회동에서 “반란이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전쟁)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며 “반란이 실패한 주된 이유는 러시아군 장병들이 그들의 소임에 따라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바그너 그룹과 대립해온 쇼이구 장관은 반란 이후 여러 차례 공개 행보를 보이며 일각의 경질설에도 자신의 입지가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다만 프리고진이 쇼이구 장관과 함께 숙청해야 한다고 주장한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반란 사태 이후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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