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원숭이에 ‘이것’ 투여하니 인지기능 회복?...사람도 가능할까

美 연구팀 “원숭이에 장수 단백질 클로토 주입하니 인지 능력 향상돼”

기사 내용과 직접적 연관 없는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미국의 한 대학 연구팀이 장수 단백질로 불리는 ‘클로토’(klotho)를 원숭이에게 투여하면 인지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데나 듀발 교수팀은 4일 과학저널 ‘네이처 노화'(Nature Aging)에서 클로토가 비인간 영장류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는 실험에서 이 같은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는 클로토가 노인의 뇌 기능 회복 치료제로 사용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클로토는 막 관통성 단백질로, 인슐린 민감성 제어와 노화에 관여하는 항노화 호르몬으로 알려진 장수 단백질 중 하나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운명의 세 여신 가운데 생명의 실을 잣는 클로토(Klotho)에서 이름을 따왔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쥐에게 클로토를 주입하자 수명이 연장되는 결과를 보였다. 최근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클로토가 스냅스 기능(신경세포 접합부)과 인지 능력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듀발 교수 연구팀은 평균연령 22세의 늙은 레서스원숭이 18마리에게 저용량 클로토(체중 1㎏당 10㎍)를 1회 투여한 후 작업 기억력과 공간 기억력을 평가하는 시험을 했다.

그 결과 저용량 클로토를 투여 받은 나이 든 원숭이들은 작업 기억력과 공간 기억력이 모두 유의미하게 향상됐고, 그 효과는 최소 2주 동안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클로토 투여 용량을 체중 1㎏당 20㎍과 30㎍으로 늘린 경우엔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원숭이와 달리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클로토 투여 용량을 높일수록 인지 능력도 더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어 “이런 종의 차이는 원숭이 뇌가 쥐의 뇌에 비해 구조 및 네트워크 복잡성이 증가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듀발 교수는 “이 실험 결과는 클로토가 인지기능에 미치는 유익한 효과가 비인간 영장류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준다”며 “향후 노인의 인지기능 저하에 대응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윤정 온라인 뉴스 기자 mary170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