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외교안보 이해하는 경제인 더 많아져야"
간사이 동우회와 20번째 방한
매년 외교부·국방硏 방문해
강의 듣고 토론하는 시간 가져
양국 이해·우호친선 공로로
日 정부서 표창장 받기도
"지금 일본에서 한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일본 정부에서 민간 단체들에 양국 관계에 도움이 될 프로젝트를 찾아봐 달라고 많이 요청한다. 한국 업무를 전담했던 외무성 전직 관료(OB)들을 만나 보면 한국 정부를 매우 신뢰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김덕길 가네다홀딩스 회장(77·사진)은 지금이 한일 관계를 크게 발전시킬 수 있는 절호의 시기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일본 오사카를 대표하는 경제인 단체 '간사이 경제동우회'에서 그는 거의 유일한 한국인이다.
김 회장은 다음달 사흘 일정으로 간사이 경제동우회 회원들과 한국을 찾는다. 간사이 경제동우회 안보위원회 부위원장인 그는 안보위원회 설립부터 방한 일정까지 한국에서의 모든 것을 총괄하고 있다. 안보위원회 방한은 올해가 20번째다. 2000년 처음 방한한 후 코로나19 기간을 제외하면 매년 찾고 있다. 외교부, 통일부, 국방연구원 등을 찾아 한국 외교안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강의를 듣고 토론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져왔다.
김 회장이 처음 간사이 경제동우회 방한단을 추진하게 된 건 보스턴 심포지엄이 계기였다. 보스턴 심포지엄은 미국을 대표하는 일본통인 하버드대 조지프 나이·에즈라 보걸 교수 등이 참가하는 미·일 간 연례 교류 행사다. 그는 "미국과 일본 경제인들은 이렇게 서로의 정치외교에 이해도를 높이는 자리가 있는데, 한일 간에는 없어 안타까웠다"며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선 서로의 외교안보 상황에 대한 이해가 필수라고 생각해 나섰다"고 말했다.
시작부터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김 회장은 "지금이야 경제와 외교안보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건 상식으로 통하지만, 23년 전까지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며 "경제단체가 무슨 외교안보 문제냐는 반응 일색이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그는 "북한 이슈 같은 한국의 안보 문제를 이해해야만 일본이 안심하고 한국에 투자할 수 있다"고 양국 관계자들을 설득했다.
20년 넘게 한국 기관들에서 강의를 듣다 보니 간사이 경제동우회 기업인들 중에선 일본 내 웬만한 한반도 전문가들보다 한국 상황을 더 잘 이해하는 사람도 나왔다. 이들의 존재는 일본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지지해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그의 오랜 노력이 결실을 본 셈이다.
김 회장은 일본 정부가 예전부터 한국과의 관계를 중시해왔다고 설명했다. "7년 전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외무상이었을 때였다. 간사이 경제동우회에 양국 간 이해와 우호 친선에 기여해줘 고맙다며 자신의 명의로 된 표창장을 전달한 적이 있다. 대수롭지 않게 보일지 몰라도 진심이 느껴졌다."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강제징용 문제가 불거지며 국방연구원 방문이 돌연 취소되기도 했고 민간 차원 교류까지 어려워졌다. 김 회장은 "정치가 영향을 안 미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경제인들끼리는 열심히 교류하자는 공감대가 있었기에 극복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김 회장은 갈등 극복에 있어 민간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갈등보다 우정이 먼저 아니겠느냐. 복잡한 문제가 얽히는 정부 교류와 달리 민간 교류는 쉽게, 더 빨리 우정을 쌓을 수 있다. 교류가 많을수록 우정은 쌓인다. 양국은 여전히 시작 단계"라고 말했다.
[신윤재 기자 / 사진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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