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최종보고서 못믿겠다는 野, 과학 대신 괴담 좇겠다는 건가 [사설]

일본의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을 평가해 온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4일 도쿄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최종 보고서를 전달하면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는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IAEA 판단 절차를 거친 일본 정부는 예정대로 올여름 오염수를 희석해 바다에 방류한다는 입장이다.

일본과 바다를 접한 우리 입장에선 오염수 방류가 불안할 수밖에 없지만, IAEA가 오염수 방출 기간 계속 현장에 주재하면서 검증하겠다고 밝힌 이상 일단 신뢰를 갖고 지켜봐야 한다. 2년 전, 더불어민주당이 집권당일 때 정의용 당시 외교부 장관도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해 "IAEA 기준에 맞는 절차에 따른다면 굳이 반대할 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현실적으로 일본의 방류 결정을 뒤집을 수 없는 만큼 이제 중요한 것은 방류 이후의 모니터링과 관리다. 과학적 데이터를 기준으로 우리 바다와 수산 자원에 대한 영향을 평가하고 일본과 협의해 위험 요인을 제거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야당의 역할도 중요하다. 엄격한 기준으로 국내 유입 오염수 농도와 장기적인 환경영향을 검증한다면 일본이 오염수 배출 기준을 강화하도록 압박할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과학 대신 괴담과 공포를 좇는 데 열중하고 있다. 지난 1일 임종성 의원이 "똥을 먹을지언정, 오염수는 먹을 수 없다"는 선동 발언을 하더니 3일에는 박광온 원내대표가 IAEA 보고서에 대해 "정치적 보고서일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보고서가 나오기도 전에 신뢰성을 깎아내린 것이다. 지난 2년간 일본 오염수 방류에 대해 6차례 보고서를 낸 IAEA의 전문성과 권위를 어디에서 대체하겠다는 건지 민주당에 묻지 않을 수 없다. 내년 총선 전까지 괴담과 공포를 확산시키겠다는 계획이라면 당장 그만둬야 한다. '광우병 시위'를 주도한 민경우 대안연대 대표가 "당시와 달리 전문가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고, 시민의식도 성숙해 민주당이 이기기 어렵다"고 한 지적을 귀담아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