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서 주민 밀쳐 숨지게 한 택배기사 집유, 왜?

법원 관련 이미지. /조선DB

아파트 입주민을 밀쳐 숨지게 한 택배기사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4일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는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기소 됐던 택배기사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 1월 10일 부산 연제구에 있는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입주민 50대 B씨의 어깨를 밀쳐 넘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설 연휴를 앞두고 물량이 많이 늘어나 복도형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 문에 택배 상자를 끼워둔 채 뛰어다니며 여러 세대에 물품을 배송했다.

A씨는 6분 정도 이런 식으로 배송을 한 후 1층으로 내려가기 위해 다시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그런데 중간층에서 엘리베이터에서 탑승한 B씨가 택배 짐수레를 발로 차며 A씨에게 욕설을 했다. 술을 마신 상태였던 B씨가 엘리베이터를 오래 기다리게 한 것에 화가 나 항의한 것이다.

화가 난 A씨는 B씨를 밀쳤고, B씨는 넘어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세게 찧어 의식을 잃었다.

A씨는 119에 신고하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으나 B씨는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숨졌다.

이 재판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는데 배심원 7명 모두가 유죄를 평결했고, 상해치사가 인정된다는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어깨를 강하게 밀쳐 사망에 이르게 된 점을 유죄로 판단한다”면서도 “피고인은 범죄 결과에 대해 모두 반성하고 있고, 바닥에 머리를 부딪혀 다칠 것이라고 예상하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범행 직후 119에 신고한 점, 유족과 합의한 점, 집행유예를 평결한 배심원들의 의견을 존중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약 5개월간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오다 이날 집행유예 선고에 따라 석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