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들어올린 역사(力士) 다운 담대함, 첫 출근 문체부 장미란 2차관 “시간 갖고 지켜봐 달라”

장강훈 2023. 7. 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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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장미란 제2차관(왼쪽에서 세 번째)이 4일 정부 세종청사로 출근해 사무실을 돌며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 |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염려해 주신 만큼 그 이상으로 부응하겠다.”

깜짝 발탁. 곧바로 정쟁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세계를 들어 올린 역사(力士)답게 미소를 잃지 않았다. 지난 3일 체육행정과 국정홍보 등을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임명장을 받고 4일 세종청사로 첫 출근길에 나온 ‘민주당 안민석 의원 등 일부 비판적인 시각이 있다’는 질문에 “소식을 접하고 염려해 주신 만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한 장미란(39) 차관 얘기다.

장 차관은 이날 오전 8시40분께 세종청사에 도착했다. 임명장을 받은 3일은 국무회의에 참석한 뒤 윤석열 대통령이 참관한 늘봄학교 프로그램에 배석했다. 집무실 출근은 이날이 처음. 첫 질문부터 난관에 봉착했지만,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2012년 런던대회)에서 어깨 부상 탓에 역기를 떨어뜨리고도 무릎 꿇고 감사 기도를 올린 뒤 환한 미소로 세계를 감동시킨 담대함을 잃지 않았다.

문체부 장미란 2차관이 4일 세종청사로 출근해 직원 대표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 | 문화체육관광부


그는 “오늘 첫 출근이어서 업무파악은 다 하지 못했다. 기대가 크셔서 마음이 무겁다”면서도 “막중한 임무를 맡게 돼 부담되지만, 맡겨주신 만큼 열심히 해서 그 이상으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시간을 갖고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자리다. 산재한 현안은 뒤로한 채 내년 6월 치를 총선 탓에 여아 공방이 날로 격화하고 있다. 야당 입장에서는 임명권자의 권한 행사에 딴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 박근혜 정부 시절 박종길(사격), 문재인 정부 때인 최윤희(수영)에 이은 세 번째 체육인 출신 차관이어서 정계뿐만 아니라 체육계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엘리트 체육인으로는 세 번째이지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는 최초의 체육행정 책임자여서 기대감이 큰 것도 사실이다.

문체부 장미란 2차관(왼쪽)이 4일 세종청사로 출근해 사무실을 돌며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 문화체육관광부


2016년 공론화하기 시작한 이른바 ‘국정농단 사태’ 때 체육계에 불어닥친 파문을 체육인들은 잊지 않고 있다. 당시 문체부 제2차관이 농단세력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고, 이후 현재 야당을 중심으로 엘리트 스포츠의 관습을 없애려는 시도가 꾸준히 이뤄졌다. 학습권 보장이라는 미명으로 학생선수의 훈련권을 박탈하고, 대학체육 행정을 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에 사실상 이관하는 등 땜질식 행정절차가 자행됐다.

엘리트 스포츠와 생활체육을 강제 통합한 탓에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이는 고스란히 국제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 장 차관에 대한 체육계의 기대는, 쇠퇴하고 있는 엘리트 스포츠를 부흥하면서 생활체육을 확대할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달라는 데 있다. 당장 올해 9월 아시안게임, 2024년 파리올림픽, 2026년 월드컵 등 메가 스포츠이벤트가 줄줄이 있는데, 한국은 특히 단체종목에서 국제경쟁력 약화를 절감하고 있다.

문체부 장미란 2차관(오른쪽)이 4일 세종청사로 출근해 사무실을 돌며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던 중 한 직원이 준비한 역도벨트에 사인을 해주고 있다. 사진제공 |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와 함께 학교체육, 대학 스포츠 정상화뿐만 아니라 진로가 막힌 학생선수들이 운동한 이력을 살려 다양한 스포츠관련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도 시급한 과제로 평가받고 있다. 장 차관 역시 현역 은퇴 후 장학재단을 설립해 꿈나무 육성이 많은 공을 들였고,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아 용인대에서 ‘국가대표 선수의 은퇴기대와 심리적 위기감 및 재사회화의 관계’로 박사학위를 받은 노력파다.

문체부 장미란 제2차관이 4일 세종청사로 출근해 사무실을 돌며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 | 문화체육관광부


국제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이자 대한탁구협회장을 겸직하고 있는 유승민은 장 차관 임명 소식에 “원래 체육 정책에 관심이 많았던 분이다. 아시안게임, 올림픽을 앞두고 눈에 띄는 정책으로 엘리트 스포츠에 희망을 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한체육회 김돈순 경기단체연합회장 역시 “장 차관은 경기인으로 존경할 만하고 후배들을 위해서도 큰 공을 세운 분”이라며 “엘리트뿐만 아니라 생활 체육 저변 확대에도 힘쓴 만큼 한국 체육을 끌어갈 버팀목으로서 중심을 잡고 행정을 잘 이끌어 가 달라”고 당부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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