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신 안 올래"…붕어빵 4개 5천원, 관광객 내쫓는 `바가지 명동`

서울 명동의 일부 노점에서 군만두 3개에 5000원, 붕어빵 4개를 5000원에 판매하면서 바가지 논란에 휩싸였다. [YTN 뉴스화면 캡처]

서울 명동의 일부 노점에서 군만두 3개에 5000원, 붕어빵 4개를 5000원에 판매하면서 바가지 논란에 휩싸였다. [YTN 뉴스화면 캡처]

한때 외국 관광객들의 방문 명소 중 하나였던 서울 명동이 관광객을 내쫓는 '바가지 요금의 천국'이란 비아냥을 듣고 있다.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 이후 모처럼 활기를 띨 것이란 기대가 컸지만, 상인들의 '바가지 상술'이 관광객 유치를 방해하는 독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서울 명동의 노점에서 파는 길거리 음식 가격을 보면 점포마다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일부 점포에선 군만두 3개에 5000원, 붕어빵 4개를 5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또한 핫바 1개는 5000원, 닭꼬치 5000원, 김치만두 4개에 7000원, 오징어구이를 1만2000원선에 판매했다. 이는 고속도로 휴게소와 비교해도 2000원가량 비싼 가격이다.

아무리 물가 상승을 감안한다고 해도 다른 지역에 비해 두 배 가까운 가격이다.

관광객들도 명동의 물가에 질렸다는 표정이다. 한국을 방문한 한 프랑스 관광객은 YTN과의 인터뷰에서 "명동 길거리 음식은 비싸다. 경기 부천이나 다른 곳에선 똑같은 걸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외국 관광객들 사이에선 한국을 또 방문하더라도 명동에는 두번 다시 가고 싶지 않다는 반응도 나온다는 것이다.

실제 소셜미디어(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선 "명동 음식은 왜 이렇게 비쌀까", "내국인이 명동에 가지 않는 이유" 등 가격을 둘러싼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노점상들도 할 말이 없는 건 아니다. 명동의 노점상은 '노점 실명제'에 따라 구청의 정식 도로점용 허가를 받아 운영한다. 노점상의 위치에 따라 연간 100만~150만원 정도의 도로점용료를 낸다. 명동 상인들은 "도로점용료에다 최근 오른 재료비 등 물가인상을 고려하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관할 구청도 가격을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구청 관계자는 "노점상 가격을 법적으로 강제할 순 없다"면서도 "다만, 관광 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