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악화에 … GS·에쓰오일 '울상'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3. 7. 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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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1달러 넘던 정제마진
올해 2분기 4달러대로 급락
손익분기점 맞추기도 힘들어
"中·인도 수요 반등" 기대감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정유사들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지난해보다 80% 떨어져 주가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정제마진이 역사상 저점에 근접한 만큼 업황이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쓰오일 주가는 1.81% 하락한 6만5200원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올해 16%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에쓰오일 주가는 오히려 21% 떨어졌다. GS그룹의 지주사인 GS 주가도 연중 17% 하락했다. 지난해 GS의 영업이익에서 GS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75%에 달한다.

정유주가 시장의 외면을 받는 건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석유 제품 수요 둔화로 정제마진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 제품의 판가에서 정유사들이 수입한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비를 뺀 것으로,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평균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21.5달러에 달했지만 올해 2분기엔 4.1달러로 내려앉았다. 정제마진은 2022년 3분기 6.9달러, 2022년 4분기 6.4달러 등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보통 정유업계에선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그 이하면 공장을 돌릴수록 손실이 발생한다.

정제마진 악화는 자연스레 정유사들의 실적 저하로 이어진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올해 2분기 매출액, 영업이익은 8조6965억원, 33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 80% 급감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정유 부문은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GS의 매출액, 영업이익도 각각 10%, 54%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정제마진 악화엔 지난해 천정부지로 솟았던 국제유가가 내림세로 돌아선 영향이 크다. 보통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은 동일한 방향성을 보인다. 유가 하락은 정유사 재고자산 평가 손실로도 이어진다.

지난해 배럴당 120달러를 넘겼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월물 기준 배럴당 70달러대에 거래 중이다. 브렌트유 가격도 배럴당 120달러대에서 75달러로 내렸다.

다만 증권업계에선 정제마진과 정유사들의 기업 가치(밸류에이션)가 바닥권에 근접한 만큼 향후 주가 반등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정유 업황 사이클상 피크아웃 후 설비 투자 감소 효과로 내년엔 정제마진이 배럴당 7~8달러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는 중국, 인도의 내수 수요 회복으로 상반기보다는 높은 레벨의 정제마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에쓰오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배 수준으로 장부상 가치(1배)에도 미치지 못한다. 과거 업황 부진 당시의 PBR 저점도 0.9배 수준이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PBR이 이미 바닥권을 터치해 2024년엔 평균치인 1.3배로 회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

GS의 경우 지주사인 만큼 정유 업황과 더불어 지주사 할인 요인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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