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르세라핌·트레저·웨이브이, 혐한 분위기 뚫고 中시상식 출연 가능할까[SS연예프리즘]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K팝 그룹이 중국의 철옹성을 뚫을 수 있을까.
중국 최대 음악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 텐센트 뮤직 엔터테인먼트가 7월 8~9일 마카오에서 열리는 행사에 K팝 가수를 다수 초청한 것으로 확인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만약 이번 행사가 성사된다면 2016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 이후 우리나라 국적의 K팝 스타가 중국 시상식 무대에 참석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국은 지난 2016년 국내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류 콘텐츠 금지령, 이른바 ‘한한령’을 발령해 한국 스타들의 중국 현지 활동을 막아왔다.
그러다 올 상반기 중국 국무원 문화관광부가 외국의 상업 공연 접수 및 허가를 재개한 데 이어 하이브가 지난 5월 중국 ‘IT 공룡’ 텐센트 산하 텐센트 뮤직과 음원 유통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가요계에서도 중국 활동이 가시화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등으로 한중 관계는 다시 얼어붙었다.
텐센트 뮤직이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공개한 ‘텐센트 뮤직 엔터테인먼트 어워즈 2023’(TMEA) 라인업에는 하이브의 세븐틴, 르세라핌과 YG의 트레저, SM의 웨이브이(WayV), 태양 등이 포함됐다.
웨이브이의 경우 5명 모두 중국인이지만 이외의 팀들은 한국인과 일본·중국 등 멤버가 포함된 다국적 그룹이다. 행사는 마카오의 갤럭시 아레나와 마카오 타워 인근에서 시상식과 페스티벌 형태로 열리며, 아티스트 공연 시간은 10~15분으로 공지됐다.
최근 중국 내에서는 주춤했던 ‘한한령’이 재점화되는 분위기였다. 월드투어를 진행 중인 그룹 블랙핑크는 마카오 공연에서 “마카오인(Macanese)”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중국 여론이 들끓었다. 중국과 마카오를 구분했다는 이유에서다.
마카오는 1999년 포르투갈로부터 중국으로 주권이 반환됐다. 이례적으로 중국 관영매체까지 블랙핑크 논란을 거들며 “마카오를 중국의 일부로 간주하지 않는 행동은 무례하다”는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을 전했다.
이 외에도 가수 겸 배우 정용화의 중국 예능프로그램 출연이 돌연 취소되는가 하면, 중국 누리꾼들이 블랙핑크 콘서트 참석 연예인들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기도 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한국의 주요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 서비스에 갑자기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중국에 거주 중인 배우 추자현은 중국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 중 돌연 탈락해 ‘한한령’이 다시 시작됐다는 추측이 불거진 바 있다.
방탄소년단 슈가는 ‘한한령’을 직접 언급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 라이브를 통해 “중국에 안 간 지 오래돼서 정말 가고 싶은데 한국 가수가 가서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슈가는 “K팝 그룹 안에 한국인도 있고, 중국 친구들도 있고, 다른 나라 친구들도 있다. 타 국적인 멤버들은 중국에 가서 일할 수 있지만 팀은 중국에 가서 일을 못하더라”고 중국 내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번 텐센트 뮤직 시상식 출연을 계기로 본격적인 중국 공연 시장이 열릴 수 있을지 주목되지만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텐센트 뮤직이 한국 국적 K팝 가수가 포함된 명단을 발표한 뒤 대다수 중국 누리꾼들은 환영의사를 밝혔지만 한편에선 ‘오지 마라’ ‘보이콧하겠다’는 혐한 정서를 드러냈다.
블랙핑크의 사례를 본 한국 팬들 역시 중국 공연에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괜히 무대에 섰다가 비난을 살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시상식 출연이 실제로 이뤄질 수 있을지 두고 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텐센트 뮤직은 2년 전에도 엑소 출연을 홍보해놓고 돌연 취소한 바 있다. 시상식 명단에 이름을 올린 K팝 가수들이 마카오 현지에서 공연을 하더라도 이들의 무대가 중국 내 송출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한한령 이후 K팝 업계는 북미와 유럽, 중동시장을 개척하면서 중국 의존도를 낮춰왔다. 하지만 중국 내 K팝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지난해 K팝 음반 수출 대상국 순위에서 중국은 5132만 6000달러(약 637억원)로 2위를 기록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중국 의존도가 낮아졌다고 하지만 막대한 규모의 팬덤을 가진 중국을 배제할 순 없다. 최근 세븐틴, 스트레이 키즈 등 보이그룹이 400~500만장이 넘는 앨범을 판 데에 중국 팬들의 공이 상당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양국간 문화교류 재개에 주춧돌을 놓을 수 있는 주역으로 세븐틴을 주목하고 있다. 세븐틴이 지난 4월 24일 발매한 열 번째 미니앨범 ‘FML’이 중국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앨범으로 세븐틴은 발매 첫 주에 400만장 이상을 팔았는데,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중국 팬들의 공동구매를 통해 달성된 것으로 알려지며 현지의 뜨거운 관심을 실감케 했다.
이러한 기세를 이어받아 세븐틴의 중국인 멤버인 준은 4일 중국 솔로 디지털 싱글 ‘사이코’를 발매하고 활동 신호탄을 쏜다. 이번 텐센트 시상식 참여와 더불어 중국 멤버의 활약으로 세븐틴이 중국 시장의 새로운 희망이 될지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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