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의 칼날 '정조준', 금투업계 '전전긍긍'

김지영 2023. 7. 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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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칼날이 증권업계 전반을 향하면서 여의도에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과 금융당국 합동수사팀은 전날 H증권 부장 한모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달 말에는 KB증권,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금융투자협회, 미래에셋증권 등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금감원의 강도 높은 조사는 금융투자업계 전반으로 번질 것으로 보여 긴장감이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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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공정위 검찰 등 전방위 압박에 증권업계 '당혹'

[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금융당국의 칼날이 증권업계 전반을 향하면서 여의도에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공정거래위원회 등 감독당국이 전방위적인 조사에 나서면서 다소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과 금융당국 합동수사팀은 전날 H증권 부장 한모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금융투자업계가 금융당국의 전방위적 조사에 긴장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한 씨는 고객 투자금 약 130억원과 증권계좌 등을 라덕연 일당에게 빌려주고 수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금융기관 직원이면서 사금융을 알선한 혐의도 있다.

한씨는 H증권의 영업점에 근무하며 라씨 일당과 관련된 계좌의 관리자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H증권사는 약 2주 전 한씨가 수사받는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영업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대기발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공정거래위원회는 교보증권, 대신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복수의 증권사에 조사관을 보내 담합 관련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공정위는 증권사들이 주식 매매 수수료 등을 담합했는지를 포함해 증권업계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KB증권,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금융투자협회, 미래에셋증권 등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금융감독원도 증권사에 칼날을 겨누고 있다. 지난주부터 금감원은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에 대한 현장검사에 착수해 신탁·랩어카운트 운용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다음 주에는 SK증권으로 현장검사 대상을 넓혀 오랜 시간 채권시장에서 관행으로 여겨진 자전거래, 파킹거래 등 불건전 영업행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자전거래는 금융회사가 운용하는 펀드 또는 계정 간 자금 거래를, 파킹거래는 매수 채권을 정부에 곧바로 기록하지 않고 펀드매니저가 직접 매수하거나 다른 곳에 매도하는 거래를 뜻한다.

금감원이 조사에 나선 해당 증권사들은 단기 투자상품인 신탁·랩 계좌에 유치한 자금을 장기채권에 투자하는 '만기 불균형' 전략을 활용해 '채권 돌려막기'를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유진투자증권은 소속 임원의 불법 리딩방 운영 혐의, 교보증권은 차액결제거래(CFD) 담당 임원의 배임 혐의와 DB금융투자에서 근무했던 애널리스트가 차명 주식을 우호적으로 분석한 보고서를 낸 뒤 주식 매매로 5억원이 넘는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메리츠증권 또한 내부정보 이용 의혹이 불거져 조사 대상에 올랐다.

금감원의 강도 높은 조사는 금융투자업계 전반으로 번질 것으로 보여 긴장감이 돌고 있다. 증권업 특성상 영업·운용에서 차별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특히 채권 거래는 여러 증권사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는 금감원에 정기적으로 제출하는 자료가 있는데, 이 외에도 추가적인 자료를 여러 분야에서 요청을 받으니 본업에 지장이 갈 정도"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공정위에선 증권업계의 담합을 의심하고 있는데, 사실상 증권업계에서 담합은 있기 어렵다"며 "국고채 입찰, 투자은행(IB) 금리산정에는 이득 보는 곳도 없다. 결국 수수료 산업이라는 것은 리테일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할 때 해당이 되는 것인데, 국고채는 아무 의미가 없다. 필요 이상의 조사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전했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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