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탈모 치료제 나올까…카이스트 연구진, 발병 주원인 찾았다

항원 비특이적 세포독성 작용 일으키는 면역 T세포 발견
"만성 염증 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 가능"

원형탈모 이미지. /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진이 원형탈모를 유발하는 핵심 세포를 찾아냈습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박수형 교수 연구팀은 "만성 염증 질환인 원형탈모증의 발병구조를 파악하고 새로운 치료전략을 제시했다"고 4일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원형탈모 환자의 피부 조직·혈액과 원형탈모를 유도한 쥐의 피부·림프절을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가상기억 T세포(Virtual memory T cell)'에서 유래한 새로운 면역세포군이 원형탈모증 발병 핵심 원인이라는 사실을 규명했습니다.

가상기억 T세포는 다른 T세포와 달리 자극을 받지 않고도 활성화된 면역기능을 이미 갖고 있는 세포군입니다.

바이러스·박테리아·기생충 감염을 제어하고 암세포를 없애는데 작용한다고 알려졌고, 염증과 관련한 여러 단백질인 사이토카인(IL-12, IL-15, IL-18) 반응으로 활성화될 수도 있습니다.

연구결과 모식도. / 사진 =카이스트 제공

연구진은 피부에서 분비된 사이토카인 (IL-12, IL-15, IL-18)이 가상기억 T세포를 활성화해 높은 세포독성 능력을 갖추는 면역세포군으로의 분화를 일으키고, 이렇게 활성화된 '고독성' 면역세포는 수용체(NKG2D)를 통해 항원 비특이적인 세포독성 작용(염증물질 분비)을 일으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항원 비특이적 세포독성 작용이 모낭세포를 파괴하여 원형탈모를 유발한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입니다.

KAIST 측은 "이번 연구 결과는 인체 내에서 만성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면역세포를 발견하고 그 특성을 밝힘으로써, 만성 염증 질환 및 자가면역질환의 병인 및 치료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가상기억 T세포가 '높은 세포독성을 능력을 갖추는' 방향으로 활성화되면,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 않고 오히려 염증 질환을 유발할 수 있음을 최초로 보여준 연구 결과"라며 "다양한 만성 염증 질환 발생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이토카인과 수용체(NKG2D) 기능을 억제해 원형탈모증 발생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신의철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와 석준 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가 공동으로 참여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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