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쁘게 교제하던 아버지와 여자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본색을 드러냈다

YTN라디오(FM 94.5)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3년 7월 4일 (화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김미루 변호사

- 돌아가신 부친과 여자친구의 사실혼 관계 여부, 결혼식과 혼인신고 준비 사실, 주민등록증상 주소지 동일, 경제적 공동생활, 자녀 사이의 교류 등을 통틀어서 판단해

- 소송을 냈을 당시에 부친이 살아계셨기 때문에 사연자분들의 가족이 소송에 응해야

- 부친이 선물한 부동산과 금원, 유류분 부족을 가져오면 사망 1년 이내라면 증여 범위 내에서 상속인들이 유류분 반환을 청구할 수 있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아버지는 오래전에 어머니와 사별하신 뒤, 한 여성분을 만나서 거의 8년 넘게 교제하셨습니다. 저는 아버지를 모시고 살면서 가까이에서 지켜봤는데요, 여자친구분과 여행도 자주 다니시고, 그분의 집에도 놀러 가시더라고요. 젊은 연인들 못지않게 지내시는 게 참 보기 좋았습니다. 아버지는 그분의 자녀들과도 몇 차례 만나셨지만 재혼할 생각은 안 하셨던 것 같습니다. 여자친구분이 결혼하자고 했을 때 단호하게 거절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시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장례를 치르고 겨우 일상으로 돌아왔을 무렵, 여자친구분이 저희 형제들에게 연락을 해오신 겁니다. 그분은 '너희 부친과 부부처럼 지냈다. 서로 '여보'라고 불렀고, 경조사도 참석했다.' 라고 하시면서, 사실혼 관계이기 때문에 재산분할을 해달라고 하셨습니다. 저희는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두 분이 오래된 연인이긴 했지만 아버지의 주민등록은 저희와 같이 되어 있었습니다. 게다가 저희 형제들은 그분을 가끔 마주쳤을 뿐이고, 그분의 자녀들은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었는데 사실혼 관계라니요. 그 일이 있고 난 후, 저희는 아버지의 여자친구분에게 소장을 받았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그분이 사실혼 관계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 소송을 냈던 겁니다. 저희는 피가 거꾸로 솟는 심정이었습니다. 이제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무시해도 되는 걸까요? 그건 그렇고, 오랜 연인이면 사실혼이 인정되는 건가요? 아버지는 데이트와 여행 경비를 혼자 다 냈다고 하셨고, 몇 년 전, 그분에게 선물로 부동산도 주셨다고 들었는데요, 전부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사실혼 개념부터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법에서는 사실혼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 김미루 변호사(이하 김미루): 판례에 의하면 사실혼이란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의사가 있고, 사회적으로 정당시되는 실질적인 혼인생활을 공공연하게 영위하고 있으면서 형식적인 요건인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률상 부부로 인정되지 아니하는 남녀의 결합 관계를 말합니다. 따라서 사실혼에 해당하여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단순한 동거 또는 간헐적인 정교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부족하고, 그 당사자 사이에 주관적으로 혼인의 의사가 있고, 객관적으로도 사회 관념상 가족 질서적인 면에서 부부 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 생활의 실체가 존재해야 합니다.

◇ 조인섭: 보통은 결혼식을 하고 혼인신고를 안 한 경우를 사실혼이라고 하는데, 사연의 경우는 조금 애매합니다. 지금 사연자분의 아버지와 아버지의 여자친구분은 오랫동안 만나오셨는데요. 그럼 이런 관계, 오래된 연인 관계가 사실혼으로 인정될 수가 있을까요?

◆ 김미루: 사연을 보면 부친과 여자친구분이 상당 기간 오래 교제하시고, 부친이 여자친구분 주거지에 종종 방문하여 며칠씩 지내시거나 서로 가족 모임에 참석하시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오랜 기간 동안 서로 간에 결혼식이나 혼인신고를 준비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고요.

◇ 조인섭: 오히려 결혼 이야기 꺼내니까 단호하게 거절했다고 하시고요.

◆ 김미루: 그리고 주민등록이 같았던 사정도 없으면서 부친의 자녀들하고 여자친구분의 자녀들 사이에도 일정한 교류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친과 여자친구가 서로의 수입을 모아 관리하거나 생활비를 함께 지출한 경제적 공동생활을 한 사실도 없어 보입니다. 여자친구가 부친의 장례식에 가족으로서 참석하거나 도와주거나 보조하지도 않았다고 보여지므로, 부친과 여자친구분 사이에 어떤 혼인 의사가 있었거나, 사회 통념상 부부 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 생활의 실체가 있다고 보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따라서 사연자의 부친과 여자친구분 사이에 사실혼으로 인정되기는 좀 힘들어 보이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상대방의 재산분할 청구는 인정되기는 힘들 것으로 생각됩니다.

◇ 조인섭: 사연을 보면 아버지의 여자친구분이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며칠 전에 사실혼 관계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 소송을 냈다고 나오는데요. 이게 굉장히 충격적이었던 것 같긴 합니다. 사연자분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 소장을 받았는데, 이럴 경우 대응할 필요가 있는지 궁금하다고도 하셨어요. 소송에 있어서 한 쪽이 사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걸까요?

◆ 김미루: 법률상 부부가 이혼하는 경우에도 소송 제기 전에 한 쪽이 사망하면 그거는 상속의 문제로 갈 것이지, 상대방이 없기 때문에 이혼을 청구할 수가 없습니다. 이혼 자체가 부부 간의 일신전속적인 권리, 그러니까 그 권리가 특정한 주체와의 사이에 특별한 긴밀한 관계가 있어서 그 주체만이 향유, 행사할 수 있는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소 제기 당시에는 살아있으셨으나, 소송하는 동안에 부부 중 한 명이 사망하면 이혼 소송에 실익이 없어서 소송이 종료됩니다.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 청구권, 그리고 위자료 청구권도 마찬가지로 소를 유지할 이익이 없어서 종료되게 됩니다. 사실혼 관계 역시 소를 제기하기 전에 한쪽이 사망한다면 상속에 문제는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또 사실혼 관계 해소에 따른 위자료나 재산분할 청구 역시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소 제기 전에 한 쪽이 사망한 게 아니라, 소송을 제기할 당시 살아계셨고 사실혼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이나 위자료 소송을 제기한 이후에 한 쪽이 사망한 경우에는 그 사망자의 상속인이 소송을 이어받는 소송수계를 하게 되고, 그 상속인과 계속 소송을 하실 수 있습니다.

◇ 조인섭: 그러니까 소 제기 전에 한쪽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 사실혼 관계에 따른 재산분할 소송을 했기 때문에 돌아가시기 며칠 전에 소장이 갔던 거죠.

◆ 김미루: 그렇습니다. 그래서 사연자님의 부친이 사망하신 후에 사연자님께서 소장을 받으셨다 하더라도 부친이 사망 전에 그 소 제기가 됐다는 점에서 사연자님이 부친의 상속인으로서 소송수계를 받아서 소송에 응소하셔야 됨을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 조인섭: 그리고 사연자분의 아버지가 여자친구분과 교제했을 때 여행 비용과 데이트 비용도 전부 부담하셨고 또 통도 크셨나 봐요. 부동산도 막 선물을 주셨는데, 그거를 이제 다 돌려받고 싶다라고 하셨어요. 이건 가능할까요?

◆ 김미루: 우선 사연자님이 알고 계시기에 부친이 여자친구랑 여행을 다니거나 데이트 할 때 비용 부담을 많이 하셨다고 하면서 반환을 할 수 있냐고 물어보신 것 같은데, 부친이 사망하신 상황에서 상속인의 입장에서는 부친이 비용을 부담하셨다는 행위라든지 선물을 준 행위에 대해서는 되돌려받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게 단순한 데이트나 여행 비용이 아니라 그 이상의 상당한 금원 증여나 부동산 이전 같은 증여가 있는 경우에는 부친이 사망하신 후에 남은 상속 재산이 상속인들의 유류분, 그러니까 저희가 법적으로 인정된 최소한의 상속분이 있습니다. 유류분 부족을 가져오면 그 여자친구한테 증여한 부분이 부친 사망 1년 이내라면 그 증여 범위 내에서 상속인들이 유류분 반환을 청구하실 수 있습니다.

◇ 조인섭: 그러니까 원칙적으로는 어렵고 다만 이제 유류분 반환 청구가 가능한 경우에는 그 부분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다라고 하는 내용이네요.

◆ 김미루: 네, 그렇습니다.

◇ 조인섭: 지금까지의 상담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사연자분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 오랫동안 아버지가 만나오셨던 여자친구분에게 소장을 받았습니다. 여자친구분이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사실혼 관계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 청구 소송을 내신 건데요. 소송에 있어서 소를 제기한 시점을 판단을 하는데 여자친구분이 소송을 냈을 당시에 아버지가 살아계셨기 때문에 사연자분들의 가족이 소송에 응하셔야 한다고 알려주셨고요. 그리고 아버지와 여자친구분이 사실혼 관계인지에 대한 판단은 두 분이 결혼식에 혼인신고를 준비했다는 사실도 없고 주민등록증상 주소지 같았던 적이 있는지, 아니면 수입을 같이 모아서 관리하거나 경제적으로 공동생활을 했다거나 자녀들 사이에 교류가 있었는지. 이런 부분을 다 통틀어서 판단을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여자친구에게 준 선물이나 데이트 비용은 돌려받고 싶다고 하셨지만 그거는 좀 어려울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김미루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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