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터 티치 “남북한 합창단이 함께 노래하는 게 큰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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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같이 노래한 사람들은 절대 서로 총을 겨누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한국도 (분단 상황 때문에) 정치적으로 어려운 환경이지만 남한과 북한 합창단이 함께 모여 노래하는 게 큰 바람입니다."
'2023 강릉 세계합창대회'를 주관하는 독일 인터쿨투르재단 권터 티치(77·사진) 총재는 4일 이번 대회 주제인 '모두를 위한 평화와 번영'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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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같이 노래한 사람들은 절대 서로 총을 겨누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한국도 (분단 상황 때문에) 정치적으로 어려운 환경이지만 남한과 북한 합창단이 함께 모여 노래하는 게 큰 바람입니다.”
티치 총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러시아 합창단이 한 팀도 못오고 우크라이나에서 어렵게 한 팀만 참가한 것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2년 주기로 열려 12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 전까지 러시아는 매번 30∼50개 팀이 참가한 ‘합창 강국’이다.
“우리 모토(지향점) 중에 ‘함께 노래하면서 모두 하나가 되자’는 게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그 나라 국민들의 잘못이 아닌데 양국 합창단이 함께 노래하는 것을 보지 못해 마음 아파요. 나라마다 전쟁(과 분쟁)을 하고 있어도 (해당 국가·지역) 사람들이 함께 모여 노래하고 가까워지도록 하는 게 우리의 사명이고 목표입니다.”
티치 총재는 “한국 합창단에 대한 기대도 크다. 워낙 실력들이 좋다는 얘길 들었다”며 “이번 대회가 한국 합창단의 실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쟁의 포화를 뚫고 한국에 온 우크라이나 보그닉 소녀합창단(Girls Choir ‘Vognyk’)은 전날 강릉에 도착하자마자 지난 4월 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곳을 찾아 피해 주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노래를 건넸다. 원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폭삭 주저앉고 시커멓게 탄 건물 앞에 선 소녀 합창단원 38명은 희망의 싹이 돋는 듯한 곡 ‘봄’ 등 아름다운 하모니를 들려줬다.
지휘자 올레나 솔로비는 “우리 역시 힘든 시기를 겪고 있기에 산불 이재민들도 얼마나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지 어렴풋이 짐작한다”며 “강릉 산불로 피해를 본 이재민에게 정신적 지원이라도 하고 싶다. 언제나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래를 감상하던 최양훈 강릉산불 비상대책위원장은 “원상 복구가 힘든 상황이지만, 먼 곳에서 강릉까지 와서 위로해주니 큰 힘이 된다”고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강릉=글·사진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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