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 반도체 생태계 강화 나선다… “협력 통해 AI 패러다임 주도”

최지희 기자 2023. 7. 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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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파운드리 포럼·SAFE 포럼 2023 개최
AI 반도체 생태계 강화 위한 파운드리 전략 공개
100개 파트너사와 ‘고객의 성공’ 목표로 제시
“3나노 GAA 공정 수율·성능 안정… 클린룸 선제 확보도 이어가”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에서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생태계 강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최첨단 2·3나노(1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기반 반도체 설계에 활용할 수 있는 공정설계키트(PDK)를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회사)에 확대 제공하고, 시스템 반도체 연구개발 협력을 늘린다.

삼성전자는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과 ‘SAFE(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 포럼 2023′을 열고, 인공지능(AI) 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위한 파운드리 전략을 공개했다.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삼성 파운드리 고객사와 파트너사 등 1100여명이 모인 현장에서 “데이터센터, 자동차 업체, 스타트업까지도 각자의 제품과 서비스에 보다 특화된 AI 전용 칩 개발에 굉장히 적극적”이라며 “고성능 컴퓨팅(HPC), 자동차, AI 영역에서 제품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설계자산(IP)을 선제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 파운드리는 현재 50개 글로벌 IP 파트너와 4500개 이상의 IP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면서 최 사장은 “삼성 파운드리는 고객의 요구를 반영해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차별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고성능 AI 반도체에 특화된 최첨단 공정과 차별화된 스페셜티 공정, 그리고 글로벌 IP 파트너사와의 긴밀하고 선제적인 협력을 통해 AI 시대 패러다임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SAFE 파트너와 2나노 제품 설계 인프라 발전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에 진행된 SAFE 포럼에서 ‘고객의 성공’을 100여개 파트너사와의 공동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팹리스 고객의 제품 설계를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반도체 공정 설계 지원 키트 ‘PDK 프라임’ 솔루션을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PDK 프라임을 올 하반기부터 2·3나노 공정 팹리스 고객에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8인치와 12인치 레거시(구형) 공정으로 솔루션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PDK 프라임에는 제품 설계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항목 3개와 설계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항목 2개 등이 구현돼 있다. PDK 프라임을 활용하면 트랜지스터 등 반도체 내부 소자의 전압이 규격 안에서 설계됐는지를 10분 이내에 확인할 수 있다. 고객들은 이를 통해 정격 전압 오류 검사 시간을 기존 대비 90% 단축할 수 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 MPW 서비스 확대…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강화

삼성전자는 최첨단 ‘멀티 프로젝트 웨이퍼’(MPW) 서비스 현황과 계획, 시스템 반도체 연구개발 생태계 강화 방안도 공개했다. MPW는 다품종 소량 생산을 위한 파운드리 형태로, 웨이퍼(반도체 원판) 한 장에 다른 종류의 반도체 제품을 함께 생산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삼성전자는 AI, 고성능 컴퓨팅, 모바일 제품 설계에 활용할 수 있는 첨단 4나노 공정의 MPW 서비스를 지난 4월 처음 시작했다. 이를 오는 8월과 12월에 확대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내년에는 4나노를 비롯한 MPW 서비스를 올해보다 10% 이상 제공한다. 삼성전자 측은 “국내외 팹리스 고객의 시제품 제작 기회를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국내외 대학과의 연구개발 협력도 강화한다. 삼성전자는 2021년부터 카이스트 반도체설계교육센터에 28나노 로직 공정 MPW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협력 범위를 ‘완전공핍형 실리콘 온 인슐레이터(FD-SOI)’ 공정으로 확대하는 등 2026년까지 MPW 서비스를 총 15회 무상 제공해 반도체 600개 제작을 지원한다. 또 국내 대학에 제공 중인 14나노 MPW 공정을 해외 대학에도 제공할 계획이다.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삼성전자 제공

◇ 선단 공정 리더십 이어가… ‘셸 퍼스트 전략’도 강조

이날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각)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처음으로 밝힌 2나노 양산 로드맵을 다시 소개하며 개선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을 응용처에 맞춰 확대 중이라고 전했다. GAA는 기존의 ‘핀펫’ 다음으로 등장한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로, 핀펫 공법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 등을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3나노 양산에서 GAA 공법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최 사장은 “성능·수율이 모두 안정된 3나노 GAA를 기반으로 2나노, 더 나아가 1.4나노까지 공정 기술을 이어가는 차세대 공정 전략 ‘이지 트랜지션(easy transition)’을 준비 중”이라며 “증강 컴퓨팅과 자동차 시장의 고객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2026년부터는 고성능 컴퓨팅 공정에 2나노를 적용하고, 2027년에는 전장용 공정에도 2나노를 적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또 글로벌 반도체 부품사·팹리스·IP(설계자산) 업체들과 후공정 기술 개발을 위한 ‘최첨단 패키징 기술 개발 협의체(MDI)’를 올해부터 출범하겠다는 계획을 공유했다.

삼성전자는 과감한 투자를 통해 클린룸을 확보하는 ‘셸 퍼스트 전략’도 계속 추진해 나간다. 올 하반기 평택 3라인에서 파운드리 제품을 양산하고 내년 하반기 미국 테일러 1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다. 2025년에는 데이터센터, 자율주행용 8인치 질화갈륨(GaN) 전력반도체 파운드리 서비스를 시작한다. 질화갈륨 반도체는 기존 실리콘 반도체보다 전력 소모를 비약적으로 줄일 수 있어, 차세대 AI 반도체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 국내 팹리스 기업들과 AI·저전력 반도체 분야 성과

이날 포럼에는 국내 주요 팹리스 기업인 LX세미콘, 리벨리온, 딥엑스 등이 발표자로 참가했다. 이들은 삼성 파운드리 공정에서 AI·저전력 반도체를 개발한 성과를 소개했다. 고대협 LX세미콘 연구소장은 “최근 디스플레이 시장의 니즈는 대형화·고해상도를 요구하는 동시에 전력 소모량이 적은 제품을 찾는다는 점”이라며 “이런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삼성 파운드리와 8인치 협력을 강화하고 향후 12인치까지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I 팹리스 기업인 리벨리온의 박성현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5나노 공정에서 제작된 AI 반도체 아톰은 업계 최고 수준의 GPU(그래픽처리장치) 성능과 동급 NPU(신경망처리장치) 대비 최대 3.4배 이상의 에너지 효율을 낸다”고 말했다. 김녹원 딥엑스 CEO는 “다양한 엣지 및 서버 AI 응용 분야에 적합한 고성능 저전력 AI 반도체 4종을 삼성전자 파운드리 5나노, 14나노, 28나노 공정을 통해 개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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