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표 ‘안심소득’ 시범사업 1100가구로 확대…2026년까지 비교 연구

손덕호 기자 2023. 7. 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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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중위소득에서 가구소득 뺀 금액 절반 지원
“기본소득은 무책임 복지, 안심소득은 책임 복지”

‘오세훈표’ 복지 모델인 안심소득 2단계 시범사업에 참여할 1100가구가 선정됐다. 지난해 1단계 사업에 참여한 가구(500가구)보다 규모가 배 이상 늘었다. 선정된 취약계층 가구는 이달부터 2년간 소득을 보장받으면서 안심소득 사업 효과를 검증하게 된다. 안심소득을 지원받지 않는 일반 가구와 비교 연구도 진행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서울 여의도에서 서울시 안심소득을 지원받고 있는 1단계 시범사업 참여 가구주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4일 출범 1년을 맞은 안심소득 시범사업 2단계 참여가구 1100가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1~2월 시범사업 2단계 참여가구를 모집한 결과 7만6051가구가 지원했고, 서울시는 소득·재산을 조사하고 3차에 걸친 선정 과정을 거쳐 1100가구를 확정했다.

안심소득은 중위소득 85%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중위소득과 가구소득 간 차액의 절반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주장하는 ‘기본소득’과 달리, 소득이 적은 취약계층에 더 많은 혜택이 집중되도록 설계한 소득보장 모델이다. 소득 양극화와 복지 사각지대를 해결할 새 해법을 찾기 위한 정책 실험이기도 하다. 오 시장의 ‘약자와의 동행’ 대표 정책이다.

안심소득 시범사업은 2026년까지 5년간 진행된다. 지난해 중위소득 50% 이하 500가구를 선정해 같은 해 7월 첫 급여 지급을 시작으로 실험에 착수했다. 올해는 중위소득 85% 이하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지원 가구로 선정된 1100가구 중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 가구는 19.3%, 실업급여 수급 가구는 4.5%다. 가구 규모는 1인 가구가 40.0%로 가장 많고, 2인 가구(29%), 3인 가구(16%), 4인 이상 가구(15%)다. 연령대는 40~64세가 50%, 39세 이하가 30%, 65세 이상이 20%다. 자치구별로는 은평구가 6.8%로 가장 많았고 강서구 6.6%, 노원구 6.2%가 뒤를 이었다.

이번에 선정된 안심소득 시범사업 참여 1100가구는 이달부터 2년간 안심소득을 지원받고 2026년까지 안심소득의 효과성 검증을 위한 설문조사에 참여한다. 첫 급여일은 7월 11일이고 2025년 7월까지 중위소득 85% 기준액과 가구소득 간 차액의 50%를 매월 받는다. 현행 복지제도 중 현금성 복지급여인 생계·주거급여, 기초연금, 서울형 기초생활보장, 서울형 주택바우처, 청년수당, 청년 월세와 중복해 지원받을 수는 없다.

안심소득 급여를 지원받지 않는 비교집단도 이달 중 확정한다. 지원 가구의 2배수 규모로 지원 가구와 함께 2026년까지 연구에 참여하게 된다. 비교집단에는 설문조사 응답 시 소정의 사례금이 제공된다. 서울시는 안심소득이 현행 복지제도의 빈틈을 메우고 근로 연령층 등 새로운 위기 계층의 안전망으로서 역할을 할 것인지를 국내외 전문가들과 집중적으로 분석할 계획이다.

4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안심소득 지원가구 간담회 및 약정식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약정서 접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약정식에 참석해 유의사항을 안내하고, 안심소득 참여 동의 약정서, 안심소득 체크카드 신청서 등을 직접 접수받았다.

오 시장은 약정식 전 안심소득을 지원받는 1단계 시범사업 참여 가구주인 강영근(59)씨의 근무지인 한 건물 경비실을 찾았다. 강씨는 세탁소를 운영하다 4년 전 폐업하고 간간이 백화점에서 용역 일을 했다. 그러나 나이가 있다 보니 안정적 일자리를 찾기 쉽지 않아 안심소득을 신청했다.

강씨는 “안심소득은 기초수급을 받을 때보다 1.5배정도 많이 나온다. 적어도 공과금 같은 것이 밀릴 걱정은 안 해도 되어서 정말 좋다”며 “지금은 빌딩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어 (소득이 늘어) 안심소득 급여가 줄었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정말 좋은 사업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오 시장은 강씨와 만난 뒤 페이스북 글에서 “안심소득을 받으며 적금을 처음 들어보고, 희망을 품고 살아가신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기초수급자일 때는 일이 생기면 수급자 자격에서 탈락할까봐 일을 망설였는데, 안심소득은 그런 걱정이 없어 직업을 갖기로 결심하셨다고 한다. 일하는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오 시장은 “(안심소득은) 고령화로 복지 시스템이 무너져 내릴 위기에서 형편이 어려울수록 더 넉넉하게 지원하면서도 복지의 지속 가능성까지 고려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안”이라며 “부자에게나 빈자에게나 똑 같은 금액을 나눠주는 기본소득은 ‘무책임 복지’인 반면, 소득에 따라 지원금액을 조절하는 안심소득은 책임 복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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