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도 소용없다…계속 내리는 국제유가에 정유주 울상

홍재영 기자 2023. 7. 4. 16:4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제유가가 산유국의 감산, 공급량 축소 등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를 이어 가면서 정유주 에쓰오일(S-Oil)의 주가도 약세다. 중국 경기가 힘을 못쓰자 정제 마진도 내렸다. 당분간 유가의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얼마나 빠르게 안정화 하느냐에 따라 정유주의 회복도 연동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정제마진 동반 하락…신저가 내려간 에쓰오일
4일 코스피 시장에서 S-Oil은 전 거래일 대비 1200원 내린 6만5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쓰오일의 주가는 최근 지속적으로 약세였고 이날 장 중 6만5100원까지 하락해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고점 대비 40% 내린 가격이다.

에쓰오일 주가가 최근 약세 흐름을 보이는 것은 지속 하락중인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으로 인한 실적 부담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 2분기 에쓰오일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한 8조6965억원, 영업익은 81% 가량 줄어든 3309억원으로 전망된다. 올 4분기는 돼야 전년 대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가는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는 중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은 전장 대비 76센트 하락해 배럴당 74.56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이날 사우디아라비아가 하루 100만 배럴의 원유 감산 조치를 연장한다고 발표했고, 러시아도 원유 수출을 하루 50만배럴 줄이겠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유가는 하락했다. 미국 등 선진국 경기가 하반기 부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석유 수요 감소 요인으로 작용 중이다.

정제마진은 상반기 중국 경기 회복의 부진으로 수요 관련 우려가 겹치면서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제재가 사실상 무용지물로, 오히려 공급량은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황 저점 지나나…단기 유가 변동성 주의해야
S-OIL 울산공장 전경/사진=S-OIL
그러나 최근 정유 시황의 어두운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업황 반등의 조짐도 보인다.

전문가들은 유가의 상승 요인은 아직 찾기 어렵다면서도 하방은 제한되는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산유국들의 감산과 공급제한 등이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이고, 7월 들어 여행객들이 늘어나는 드라이빙 시즌이 되면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면서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는 사우디의 감산, 중국 리오프닝 및 유가 하락에 따른 수요 증가, 미국의 전략비축유(SPR) 재비축에 의해 하단이 지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이란산 원유 수출 정상화,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라 상승폭 또한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 중국의 수요 회복 속도와 그 폭이 어느 정도일 지에 따라 본격적인 정유 업황 및 주가의 반등세도 연동되겠지만, 이미 정제 마진은 저점을 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한적이나마 상반기 중국 내수 시장이 회복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중국 정제품 수출량은 내수 회복에 근거해 빠르게 줄었다"며 "1~5월 누적 1800만톤에 달하고 올해 1차 및 2022년 이연된 쿼터를 합산한 총 2170만톤 중 83%가 소진됐다"고 설명했다.

정제마진이 본격적으로 반등세를 보이면 부진한 흐름의 에쓰오일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미 정제마진이 저점을 지나고 있는 상황에서 당분간 업황과 주가는 단기 유가 흐름에 달려 있는 만큼 단기 유가 변동성을 확인하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OPEC+의 적극적인 감산에도 유가는 여전히 배럴당 70달러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 6월에 발표된 사우디에 치우친 OPEC+의 감산 형태는 OPEC+ 내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7월 사우디의 독자적인 100만b/d(일당 배럴) 감산이 진행된 후에도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이미 약화된 결속력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