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행렬에 질겁한 유럽…"차라리 오지 마"

이시내 2023. 7. 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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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 완화로 한동안 막혀있던 하늘길이 뚫리자, 세계 관광객들이 유럽으로 몰리고 있다.

더욱이 그동안 발이 묶였던 중국인 관광객들이 '해외여행 제한조치 해제'에 따라 대거 여행길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요 관광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올해 1월 자국민의 해외여행 제한조치를 해제한 만큼 중국인 관광객 수백만명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유럽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유럽 일부 도시들은 관광객 유입을 제한하는 조치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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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완화로 하늘길 뚫리자 관광객 몰려
오버투어리즘 현상 경계...관광 제한 조치 잇따라
"다양한 지역명소 발굴해 관광객 분산을" 제언도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한동안 막혀있던 하늘길이 뚫리자, 세계 관광객들이 유럽으로 몰리고 있다. 유럽 일부 도시들은 관광객 유입을 제한하는 조치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관광객들로 붐비는 이탈리아 베니스의 거리로 기사의 특정 사실과는 관련이 없음. 위키미디아커먼스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한동안 막혀있던 하늘길이 뚫리자, 세계 관광객들이 유럽으로 몰리고 있다. 더욱이 그동안 발이 묶였던 중국인 관광객들이 ‘해외여행 제한조치 해제’에 따라 대거 여행길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요 관광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2일(현지시간) 유럽 주요 관광지들이 여행객들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탈리아 시장조사기관 ‘데모스코피카’에 따르면 올 6∼9월 이탈리아를 방문하는 여행객은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같은 기간보다 3.7%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도 올해만 관광객 2000만명 이상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외신은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현상을 경계했다. 오버투어리즘은 ‘지나치게 많다’는 뜻의 ‘오버(over)’와 관광을 뜻하는 ‘투어리즘(tourism)’이 결합된 말로 관광객이 수용 가능한 범위를 넘어설 정도로 몰려들어 지역 주민들의 삶을 침범하는 현상을 뜻한다. 

특히 중국 정부가 올해 1월 자국민의 해외여행 제한조치를 해제한 만큼 중국인 관광객 수백만명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유럽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버투어리즘은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북서부 항구도시 ‘포르토피노’에선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느라 한자리에 오래 머무르면서 통행을 방해하고 있어 현지인들의 불만이 높다. 당국은 교통을 방해할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등 강경책까지 도입했으나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그리스 아테네에선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낙후된 지역이 개발되면서 대형 시설이 들어서는 현상)’으로 주민들이 도심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 에어비앤비 등 숙박 공유업체가 우후죽순으로 늘어 임대료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오른 것이다. 숙박 분석업체 ‘에어디앤에이’에 따르면 5월 아테네 내 단기 임대숙소 수는 2018년 같은 기간 대비 25% 늘어난 1만여개로 집계됐다. 단기 임대숙소에 대한 수요도 지난해 5월보다 6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유럽 일부 도시들은 관광객 유입을 제한하는 조치에 나서고 있다. ‘차라리 오지 말라’는 얘기다. 프랑스 정부는 루브르 박물관의 일일 방문객 수에 제한을 두고, 관광객이 다른 여행지를 방문하도록 장려하는 캠페인을 기획 중이다. 

크로아티아의 아드리아해 연안에 있는 관광도시 ‘두브로브니크’는 기념품 판매 가판대의 80%를 폐쇄하고 유람선과 관광버스 운행을 제한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관광객이 숙박하는 경우 추가 세금을 부과했으며, 이탈리아 베니스에선 신규 호텔 개발을 금지하기까지 했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오버투어리즘을 해소하기 위해선 다양한 지역명소를 발굴해 관광객을 분산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폴리티코는 나아가 “글로벌 호텔 체인들이 특정 관광명소에 집중된 반면, 에어비앤비 등 공유 숙박업소는 다양한 지역에 걸쳐 분산돼 있다"며 유명 호텔 체인들이 오버투어리즘을 부추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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