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 가격 내렸지만, 팜유는 반등···라면·과자값 인하 얼마나 갈까
정부가 물가단속에 나서면서 식품회사들이 일제히 식료품 가격을 인하한 가운데 주요 원료인 팜유 가격은 반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거래소에서 10월물 팜유 가격은 전날보다 5.17% 상승한 3945말레이시아링깃(MYR)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한 달로 놓고 봤을 때 약 18% 가량 상승한 가격이다. 말레이시아 거래소의 팜유 가격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거래소와 함께 국제 표준 팜유 가격으로 통한다.
지난달 세계기상기구(WMO)는 보고서를 내고 7~8월 엘니뇨 발생 확률이 70%, 오는 9월까지 ‘슈퍼 엘니뇨’가 시작할 확률이 80%라고 발표하는 등 올해 하반기에 엘니뇨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호주·동남아·인도에는 가뭄이 오고 중남미에는 폭우나 폭염이 일어나는 등 이상기후가 발생한다. 팜유 같은 경우 주요 산지인 동남아 작황이 악화되면서 팜유 가격이 강세를 보인다. 글로벌 팜유 생산 비중을 보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합계가 83%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 이들 국가는 적도 부근에 위치하고 있어 엘니뇨 현상 발생으로 기온 변화에 민감하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엘니뇨 기간별로 강도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률을 보면 평균적으로 팜유(19.2%), 설탕(17.3%)이 상위권에 위치해있다”면서 “엘리뇨 강도가 강하게 발생할 경우 말레이시아 팜유 생산 감소세가 더 뚜렷하게 나타는 모습이 관측된다”고 말했다. 팜유 가격은 말레이시아가 강한 엘니뇨 영향권에 놓였던 지난 2009년 60% 가까이 폭등하기도 했다.
팜유는 라면·과자·빵 등 다양한 가공식품 생산에 활용된다는 점에서 식품 회사들에 장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농심, 삼양 등이 5% 내외로 가격을 인하하면서 소매점 기준으로 라면 5개입 제품이 200원 가량 낮아진 상황이다. 롯데제과와 SPC등 제과·제빵 업계도 주요 제품 가격을 100~200원씩 인하했다.
한 대형 식품회사 관계자는 “팜유 가격만으로 가격이 결정되진 않겠지만 주요 구성품목인 만큼 부담이 가중되는 측면은 있다”면서 “물가안정을 위해 감내할 수 있는 부분들을 최대한 감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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