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 가격 내렸지만, 팜유는 반등···라면·과자값 인하 얼마나 갈까

권정혁 기자 2023. 7. 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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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의 삭용유 코너. 연합뉴스

정부가 물가단속에 나서면서 식품회사들이 일제히 식료품 가격을 인하한 가운데 주요 원료인 팜유 가격은 반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거래소에서 10월물 팜유 가격은 전날보다 5.17% 상승한 3945말레이시아링깃(MYR)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한 달로 놓고 봤을 때 약 18% 가량 상승한 가격이다. 말레이시아 거래소의 팜유 가격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거래소와 함께 국제 표준 팜유 가격으로 통한다.

지난달 세계기상기구(WMO)는 보고서를 내고 7~8월 엘니뇨 발생 확률이 70%, 오는 9월까지 ‘슈퍼 엘니뇨’가 시작할 확률이 80%라고 발표하는 등 올해 하반기에 엘니뇨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호주·동남아·인도에는 가뭄이 오고 중남미에는 폭우나 폭염이 일어나는 등 이상기후가 발생한다. 팜유 같은 경우 주요 산지인 동남아 작황이 악화되면서 팜유 가격이 강세를 보인다. 글로벌 팜유 생산 비중을 보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합계가 83%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 이들 국가는 적도 부근에 위치하고 있어 엘니뇨 현상 발생으로 기온 변화에 민감하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엘니뇨 기간별로 강도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률을 보면 평균적으로 팜유(19.2%), 설탕(17.3%)이 상위권에 위치해있다”면서 “엘리뇨 강도가 강하게 발생할 경우 말레이시아 팜유 생산 감소세가 더 뚜렷하게 나타는 모습이 관측된다”고 말했다. 팜유 가격은 말레이시아가 강한 엘니뇨 영향권에 놓였던 지난 2009년 60% 가까이 폭등하기도 했다.

팜유는 라면·과자·빵 등 다양한 가공식품 생산에 활용된다는 점에서 식품 회사들에 장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농심, 삼양 등이 5% 내외로 가격을 인하하면서 소매점 기준으로 라면 5개입 제품이 200원 가량 낮아진 상황이다. 롯데제과와 SPC등 제과·제빵 업계도 주요 제품 가격을 100~200원씩 인하했다.

한 대형 식품회사 관계자는 “팜유 가격만으로 가격이 결정되진 않겠지만 주요 구성품목인 만큼 부담이 가중되는 측면은 있다”면서 “물가안정을 위해 감내할 수 있는 부분들을 최대한 감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 Bloomberg,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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