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에 수소트램 달릴까...노선 윤곽 공개

제주방송 신동원 2023. 7. 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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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기점 4개 노선대·5개 도입안 발표
'노형-공항-용담-제주항' 연결에만 '4,300억'
km당 430억 원 소요..교통분담률 버스 '10분의 1'
新성장동력 기대.. 고비용에 비현실성 우려도
경제성 문제, 日 오키나와 등 해외 사례 제시
수소트램 콘셉트 모형 (사진, 신동원 기자)


민선 8기 제주자치도정의 핵심 공약인 15분 도시의 중심축을 담당하는 제주지역 수소트램 노선의 윤곽이 공개됐습니다.

제주국제공항을 시작으로 하는 4개 노선대가 제시된 가운데, 제1노선대와 제2노선대를 연결한 핵심 노선 설치에 4,300억 원가량이 소요되는 등 모든 노선을 도입하는데 최대 1조 3천 억원가량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비록 국비 확보를 전제로 하는 사업이지만, 버스의 10분의 1 정도인 2% 내외의 교통분담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트램사업이 과연 경제적 타당성을 갖췄는지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개발 사업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주민 반발 등 갈등 요인에 대한 대비책도 미비하다는 지적입니다.

■ "제주 수소트램 도시 성장동력 될 것"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이준 책임연구원은 오늘(4일) 제주웰컴센터에서 열린 제2회 제주형 수소트램 활성화를 위한 정책포럼에서 진행한 주제발표에서 제주국제공항을 기점으로 제주시내 주요 지점을 연결하는 트램 4개 노선 검토안을 공개했습니다.

이 책임연구원은 2016년 이후 하향곡선을 그리는 대중교통의 교통분담률을 지적하며, 트램 도입이 도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일본 오키나와와 호주의 골드코스트 등 다른 지역의 트램 도입 사례를 예시로 들며 해당 지역에서 거둔 경제적 성과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 책임연구원은 "버스는 버스일 뿐"이라며 "철도를 타는 사람과 버스를 타는 사람들의 가장 큰 차이는 결론적으로 언제 출발하면 언제 도착할 수 있는지 아는 정시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트램을 도입하지 않는다면 도시의 자생력이라든지 성장동력에 있어서 제주도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외국 사례에서도 도시를 탈피시키는 것은 고급 교통수단이다. 고급 교통수단이 도시 공간 구조도 바꾸고 도시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행태를 바꾼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제주시는 점점 차량 정체가 심해질 것"이라며, "도로 혼잡과 관련해 도로 중심의 도시 성장은 어느 나라, 어느 도시든 도시의 성장동력이나 발전가능성에서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제주지역 트램 개략 노선 검토안 (제주자치도 제공)


■ 트램 사업비, km당 최소 430억 원...교통분담률은 버스 10분의 1 수준

이날 공개된 트램 노선은 총 4개입니다. 그렇지만, 제1노선과 제2노선을 결합한 노선이 '핵심 노선'으로 제시되면서 사실상 5개의 노선이 다뤄졌습니다.

노선별로 길이는 최소 5.7km에서 최대 11.7km에 달했고, 총 사업비는 최소 2,400억 원대에서 최대 4,40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거리당 사업비를 환산하면, 1km당 약 430~454억 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또한, 용역진은 트램 도입 이후 하루 예상 이용객은 노선별로 3~4만 명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습니다.

이를 토대로 한 트램의 노선별 교통분담률은 2~3%대 수준으로, 20% 안팎인 버스 교통분담률의 10분의 1수준이었습니다.

특히, 트램은 지하철과 달리 유동인구가 '수직'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평면'으로 이동해 인근 상권 등 지역 활성화에 더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현재 제주에는 '수직 이동' 교통수단이 없다는 점에서 효과가 얼마나 나타날지 미지수인 상황입니다. 

한편, 용역진은 이번 노선계획의 기본 방향으로 ▲최적의 노선대안 선정을 위해 노선의 수요발생이 가능한 교통거점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교통거점을 중심으로 노선연계를 고려해 최적의 노선대안 수립하는 방식을 채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경제성 측면에서 사람이 많은 도심권을 우선 고려 거점으로 검토했다는 것입니다.

이 책임연구원은 아울러 "제주시와 서귀포시 전역을 다 검토했고, 경사가 급한 지역은 트램의 발판 능력이 된다고 하더라도 사람의 중량을 실고 운행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경사 급하지 않은 지역 중심으로 노선 도입을 검토했다"고도 설명했습니다.

■ 제주공항 기점 4개 노선대·5개 도입안, 어디 지날까? 

제시된 노선을 하나씩 살펴보면, 우선 제1노선대는 제주국제공항을 기점으로 서측 제주시 신도권을 경유하는 노선이었습니다. 제주국제공항과 서부 스마트 환승 허브를 연계한 5.77km의 구간의 최단거리 노선으로, 연동과 노형동, 제주도청 등 10개 정거장을 경유합니다.

용역진은 1노선대가 도입될 경우 하루 3만662명이 트램을 이용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이에 따른 교통분담률은 2.28%로 제시됐습니다. 1노선대의 총사업비는 수소트램의 경우 2,997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고, 운영비는 80억 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제2노선대는 제주시 원도심 북측지역을 통과해 해안지역과 원도심 활동화를 촉진하기 위한 관광형 노선입니다. 제주공항을 기점으로 제주시 용담동과 일도동, 제주항을 연결하는 총길이 5.97km(정거장 9곳)의 구간으로 설정됐습니다. 2노선대 도입에는 총 사업비 1,322억원(수소트램 기준)과 운영비 67억 원이 들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제3노선대는 핵심 대중교통축을 활용해 제주시 중앙부를 관통하는 노선대로, 제주공항을 시작점으로 제주시 이도동, 화북동, 도련일동을 거치는 총 길이 총길이 9.87km(정거장 12~13곳)의 구간으로 제시됐습니다. 이 노선이 설치되면 하루 3만 4,639명(교통분담률 2.58%)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총사업비는 4,400억 원이 들고, 운영비는 112~115억 원 정도가 소요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습니다.

제4노선대는 제주시 외곽 지역 개발 확장성 향상을 위한 노선으로, 제주공항-제주시 오라이동, 이도일동, 도련일동을 주요 경유지로 거치는 총길이 10.48km(정거장 11~12곳)의 구간으로 설정됐습니다. 이 노선의 하루 예상 이용객은 3만3,767명(교통분담률 2.51%), 총사업비는 4,485억 원(운영비 114~116억 원)가량 들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오늘(4일) 열린 제2회 제주형 수소트램 활성화를 위한 정책 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하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이준 책임연구원 (사진, 신동원 기자)


■ 핵심 노선 '1+2노선대'는?

이 책임연구원은 이날 제1노선대와 2노선대를 결합한 노선대가 핵심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용역진은 제1+2노선대를 제주시 신도심과 원도심을 연결하는 균형발전 노선으로 제시했는데, 노형동과 제주공항, 제주시 용담동, 제주항을 주요 경유지로 하는 총길이 11.74km(정거장 17곳)의 구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결합 노선을 도입하는데 소요되는 총 사업비는 4,370억 원 규모로 분석됐고, 운영비는 131억 원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해당 노선이 도입된다면 하루 4만 6,280명이 트램(교통분담률 3.44%)을 이용할 것이라고 용역진은 분석했습니다.

이 책임연구원은 "1노선대와 2노선대를 결합하는 노선이 관광객들의 니즈를 만족시키고 도민들의 간선축을 담당하는 교통수단도 정리해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노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경제성 문제, 해외 사례 제시

이 연구원은 일본 오키나와의 모노레일을 예시로 들면서 "제주도도 궤도교통 수단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문제는 경제성이었다"이라며, "오키나와에 답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호주의 시드니와 골드코스트의 사례도 타당성 용역 연구에 반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발표에 따르면, 오키나와엔 지난 2003년 도모레일을 도입한 이후 철로를 중심으로 인구가 증가하고 토지 이용이 활성화됐습니다.

특히, 바우처 형식의 '파크앤라이드(park&ride)' 상품과 모노레일을 연계한 상품이 지역 경제에 큰 파급효과를 불러일으켰다고 설명했습니다.

'파크앤라이드(park&ride)'는 30만 원 가량의 바우처를 구매해 지역 상점에서 금액에 상응하는 물건을 구매하도록 유도하고, 이의 메리트로 일정 기간 동안 조성된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마케팅의 일종입니다.

이외에도 호주 골드코스트를 예로 들며 인구(70만 명)와 연간 방문 관광객(1,500만 명)이 제주와 비슷한 수준인데, 트램 이용객이 하루 3만 2천 명에 달하고 이용자 중 40%가 관광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골드코스트 트램 건설 이후 노선 주변 개발 프로젝트 투자금액이 65.5% 정도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연구원은 이날 발표에서 트램 도입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주민 반발 등 갈등 요인에 대해선 별다른 대책을 제시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한편, 용역진은 오는 6일 중간보고회를 갖고 각계 의견을 수렴한 후 중간정리에 들어간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국비 확보를 위한 논리 개발을 위해 사회경제적 가치를 분석하는 한편, 대중교통 노선 개편 전략과 도시철도망구축 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입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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