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태섭·박원석·정태근, 신당 창당 준비···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뭉친다
기존 양당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
‘중도·실용주의 빅텐트’ 정당 구상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정의당 전직 의원들이 초당적 대안신당 창당을 준비하는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여야 3당 출신 정치인들은 내년 4월 22대 총선을 앞두고 ‘중도·실용주의 빅텐트’ 정당 창당을 구상하고 있다. 오는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를 지원하기로 했다.
정태근 전 한나라당·금태섭 전 민주당·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등은 지난 5월부터 수차례 비공개 회의를 통해 오는 9월까지 대안신당 창당준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뜻을 모았다. 국민의힘·민주당·정의당 정치인이 신당을 추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여야 전직 의원들은 양당 체제의 한계를 비판하면서 내년 총선에서 좌우를 포괄하는 중도 실용주의 빅텐트 정당을 창당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정 전 의원은 통화에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증폭시키는 기존 양당의 시대는 끝났다”며 “1970~1980년대생들이 중심에 서서 이념과 진영에 얽매이지 않은 실용적인 대안을 만드는 신당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금 전 의원은 “과거의 제3당이 인물이나 지역 기반을 중심으로 했다면 신당은 특정 지역이나 인물을 기반으로 하지 않겠다”며 “상식적이지 않고 극단적 주장을 하는 분들, 갈등을 에너지로 삼는 분들은 배격한다”고 밝혔다. 한 신당 모임 관계자는 “대안신당은 35년 낡은 헌정체제를 넘어 새로운 공화국으로 나아가는 제7공화국 신당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대안신당추진모임은 오는 10월11일 치러지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무소속 후보를 지원하기로 했다. 강서구는 국민의힘 소속 김태우 전 구청장이 대법원 판결로 직위를 잃어 보궐선거가 발생한 지역이다. 신당 모임 관계자는 “아직 창당준비위원회 단계이기 때문에 무소속 후보를 발굴하고 있다”며 “시대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청년 정치그룹과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전 의원은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의 소장파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이명박 시장 시절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내면서 친이명박계로 분류됐으나 2008년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의 친형 이상득 의원에게 총선 불출마를 요구하면서 권력에서 멀어졌다. 서울 성북갑 지역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18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지난해 성북구청장 선거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금 전 의원은 2012년 안철수 대선 후보 캠프 상황실장으로 정치에 입문했고 서울 강서갑 지역에서 민주당 소속 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020년 민주당 당론이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표결에 기권했다가 징계 처분을 받고 탈당했다. 지난 대선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했으나 윤 전 대통령과 결별했다. 금 전 의원이 정 전 의원 등과 함께 추진하는 대안신당추진모임은 그가 전날 발족한 ‘새로운 정당 준비위원회’와는 별개다.
참여연대 출신인 박 전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로 당선됐다가 분당 사태를 거쳐 정의당 의원이 됐다. 심상정 정의당 20대 대선 후보의 공보단장, 정의당 사무총장 등을 맡았다.
대안 신당이 내년 총선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30%에 달하는 중도층과 무당층을 규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기존 양당의 한계를 극복할 만한 비전이나 간판급 인물이 없다면 제3지대는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유승찬 정치컨설턴트는 “국민이 제3지대에 마음을 주려면 가치·아젠다·사람이 있어야 한다”며 “새로운 정당이 기존 양당이 못하는 어떤 가치를 실현하려는지를 보여주고, 기성 정치권에서 소외된 젊은 세대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줘야 하는데 아직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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