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2210원과 동결' 사이…노사 조율? 공익위 산식?

4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0차 전원회의에 박준식위원장이 입장하고 있다. 2023.7.4/사진=뉴스1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와 사용자측 논의가 평행선을 달렸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법정 기한(6월29일)을 넘겼지만 양측은 반발짝도 물러서지 않은 채 팽팽히 맞섰다. 근로자측의 1만2210원과 사용자측의 동결 사이에서 제자리걸음이다. 양측이 수정 제시안을 제출하고 그 사이에서 조율되지 않으면 공익위원의 최종 중재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최임위는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10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갔다. 사용자측은 기획재정부가 이날 발표한 경제성장률 등을 근거로 동결을 주장했다. 근로자측은 최저임금 인상률이 곧 근로자 임금협상률이라고 맞섰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 류기정 사용자측 위원은 "정부가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은 1.4%로 오일쇼크의 여파가 미쳤던 1980년, 1998년 외환위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등 단 네 차례를 제외하고는, 196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수의 대표적 지표인 한국은행 '민간소비'와 통계청 '소매판매액지수'를 살펴보면 최저임금 인상과 뚜렷한 상관관계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 이명로 사용자측 위원은 "고·중임금자와 저임금 근로자의 격차 해소 책임을 지불 능력이 취약한 영세사업주에게 떠맡기는 것은 가혹하고 실효성도 없다"며 "최저임금 미만률 통계에서 알수 있듯 높은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276만명에 이르는 근로자는 아무런 해택을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최저임금 미만율은 12.7% 수준이며, 5인 미만 사업장의 최저임금 미만률은 30%에 달한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 류기섭 근로자측 위원은 "최저임금을 결정한 공익위원 산식은 작년과 올해 적용 최저임금의 물가를 각각 0.7%, 0.6% 낮게 잘못 예측하면서 낮은 최저임금 인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특히 산입 범위 확대로 실질 임금이 삭감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부터 임금보전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임위는 근로자와 사용자측의 인상, 인하 수준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공익위원의 최종 중재안 방식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지난 2014년부터 작년까지 9년간 공익위원 제시안으로 최저임금이 6차례 결정됐다. 지난 2년간 '경제성장률+소비자물가상승률-취업자 증가률'이라는 산식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했다. 이밖에도 2014년에는 '협약임금 인상률+소득분배개선분', 2018년에는 '유사금로자임금+산입범위 확대로 인한 실질임금 감소분+협상배려분+소득분배개선분'으로 최저임금 인상률을 정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 박희은 근로자측 위원은 "지난해 고용노동부 통계자료를 보면 300인 미만 민간사업장의 노사임금협상률이 5.1%로 2022년 최저임금 인상률과 동일하다"며 "노동조합 조직률이 전체 14%대인 상황에서 그야말로 노동조합이 없는 300인 미만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인상이 곧 자신의 임금이 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5년간 최저임금과 인상률은 2019년 8350원(10.9%), 2020년 8590원(2.87%), 2021년 8720원(1.5%), 2022년 9160원(5.05%), 올해 9620원(5.0%)이다.

세종=조규희 기자 playingj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