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日과의 관계개선 시도는 한미일 찰떡공조 균열 노림수?
-북·일, 납북자 문제-고위급 회담 등 조율 “日, 美에 사전 회동 전해”
-북·일 대화 의제·관점 달라 '북한의 회색지대전략' 가동 속내 관측
-北, 남북 소통 부재 틈탄 한미일 공조 약화 의도, 한미일 적시 소통 강화해야
5일 외교가에 따르면, 북일은 지난 달 제3국에서 수차례 실무접촉을 했지만 납북자 문제 등 양국간에 얽힌 주요 사안들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27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의향이 있다며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길 원한다고 하자 북한은 이틀 뒤 바로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화답해 북일간 관계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이후 양국은 실제 실무진 회동을 통해 일본인 납북자 문제, 고위급 회담 개최 등을 놓고 입장 조율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선 양측간 회담 개최 여부에 동의가 이뤄지면 고위급 회담으로 격상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2일 국내 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일본이 미국에도 사전에 북일간 회동 사실을 전했고, 북일 양측은 최근 중국과 싱가포르 등지에서 최소한 2차례 이상 접촉에 나선 것으로 보도됐다.
납북자 문제는 일본에겐 최우선 해결과제 중 하나다.
일본 정부는 1970~80년대 일본서 실종된 사람 다수가 북한으로 납치됐다고 보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내비친 기시다 총리는 지난 5월 이례적으로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북측과) 고위급 협의를 하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북한은 이틀 뒤 외무성 부상 담화를 통해 “조일(북일) 두 나라가 서로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화답했다.
다만 “일본이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변화된 국제적 흐름과 시대에 걸맞게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대국적 자세에서 새로운 결단을 내리고 관계 개선의 출로를 모색해야 한다”며 조건을 붙였다.
그러자 기시다 총리는 같은 날 “그것(납북문제)을 구체적으로 진전시키고자 한다”며 다시 한번 북일 정상회담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다만 납북자 문제 등을 두고 북일간 여전히 평행선을 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 외무성이 낸 최근 입장이 실무접촉 후 양측 기류가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달 28일 북한 외무성 일본연구소 리병덕 연구원은 “일본 사람들이 말하는 납치 문제에 대해 말한다면, 우리의 아량과 성의 있는 노력에 의해 이미 (납치 문제는) 되돌릴 수 없이 최종적으로 완전무결하게 해결됐다”고 주장했다.
북일간 실무 접촉을 했지만, 북한의 경우 해당 이슈는 일본 정부와는 달리 이미 완결된 이슈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이 같은 북일간 관계개선 노력 자체가 일본 정부 입장에선 주요 현안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반면 자칫 북핵 고도화 전략에 대해 견고한 동맹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한미일 3국간 북핵 공조에 균열을 내려는 북한의 의도가 깔려있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북한 입장에선 북일 대화가 한미일 3국 공조를 흔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한국 패싱’ 전략을 통해 윤석열 정부를 조급하게 만들 수 있다는 계산도 포함돼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일본이 핵심 현안인 납북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당장 자국에 위협이 되는 북한 핵·미사일 이슈와 관련, 한미 공조에만 의존하지 않고 일본 정부가 직접 그립을 잡으려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한국정부는 북일간 관계개선을 원하는 북한의 의도와 전략적 셈법을 치밀하게 분석해 한반도 안보정국에서 한국 정부가 주도권을 이어가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미일 정부와 소통하며 공조를 더욱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반길주 서강대 국제지역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대화 의제가 다르다. 일본은 납북자 문제에 진심이지만 북한은 조건없는 대화에 방점을 찍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일본과 실무접촉에 나선 것은 납북자 문제보다는 대화무대를 만들어 레버리지를 높이려는 속내로 관측된다는 해석이다.
반 책임연구원은 또 "납북자 문제 해결여부에 대한 관점, 시각이 다르다. 일본은 피해자 가족이 고령이기 때문에 납북자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주장하지만 북한은 이 문제가 모두 해결되었다는 입장"이라며 "북한이 회색지대전략을 가동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분석했다.
앞서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 시기 한국을 배제한 미국과의 대화 방식을 선호하면서 한미동맹의 결속력을 약화하는 회색지대전략을 구사한 바 있다.
현재 북핵 고도화에 대응해 한미일 공조가 강화되는 시점에 북한이 이를 파고들어 한반도의 당사국인 한국이 북한과의 대화와 소통이 부재한 것과 대비시켜 한미일 공조 분위기를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반 책임연구원은 "나아가 북한은 일본이 자신들과 대화를 통해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 미국과 소통에 나서도록 중재의 기회를 마련해준다면 한국이 배제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한미동맹 결속력 약화를 노리는 역학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미일 공조 약화 및 한미 결속력 약화라는 북한의 회색지대전략에 말려들지 않도록 당국은 미국, 일본과 적시적으로 고밀도 외교공조를 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최현욱, 장난감 자랑하다 전라노출…사진 빛삭
- 남편상 사강, 4년만 안방 복귀…고현정 동생
- "눈 떴는데 침대에 피가 흥건"..토니안, 정신과 증상 8가지 나타났다 고백 [헬스톡]
- 이재명 유죄에 비명계 뜬다…민주 균열 가속화
- '8번 이혼' 유퉁 "13세 딸 살해·성폭행 협박에 혀 굳어"
- "치마 야하다고"…엄지인, 얼마나 짧기에 MC 짤렸나
- 영주서 50대 경찰관 야산서 숨진채 발견…경찰 수사 착수
- "조카 소설, 타락의 극치" 한강의 목사 삼촌, 공개 편지
- "엄마하고 삼촌이랑 같이 침대에서 잤어" 위장이혼 요구한 아내, 알고보니...
- "딸이 너무 예뻐서 의심"…아내 불륜 확신한 남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