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내 대학 30% 사라질 것 …'학생중심' 교육 제공해야 생존"
학생 전공탐색 기회 마련하고
전공간 융합 강의 만들어야
지자체와 협력통해 위기 해소
규제없애 부실大 퇴로 마련을
"10년 내 대학의 30~40%는 없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제이앤드컴퍼니 본사에서 매일경제신문과 만난 김재훈 대표는 대학 소멸 현상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전략 컨설팅 전문 기업 제이앤드컴퍼니의 김 대표는 학령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존폐기로에 선 지방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학생중심교육' 실현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학생들이 선진 시스템의 관리 속에서 인생의 길을 찾고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대학을 다닐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국내 대학의 양극화가 심해질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세계 대학 순위 등을 보면) 우리나라는 일명 'SKY' 대학과 KAIST, 포스텍 등 '톱스쿨'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나머지 대학은 대부분 구조조정을 하거나 학교 크기를 줄이면서 지방은 국공립대 위주로, 사립대는 특성화된 학교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경쟁력의 근간은 대학으로, 하버드 등 명문대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온다"며 "대학을 컨설팅하는 일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제이앤드컴퍼니는 6년간 57개 대학의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 특성화·학사구조 개편에 대한 전략 컨설팅을 수행한 전문 컨설팅 기업이다. 글로벌 컨설팅사인 '액센츄어'의 경영·정보기술(IT) 분야 컨설턴트들이 2017년 국내 정서에 맞는 컨설팅을 제공하기 위해 회사를 설립했다. 핵심 분야는 '대학의 중장기 발전전략'과 '기업의 디지털전환(DT)전략'이다. 최근에는 전략컨설팅을 수행한 대학들이 정부 사업을 다수 수주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으며, 19개 기업의 프로젝트도 수행했다.
김 대표는 대학들이 혁신에 나서야 학생들이 경쟁력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과거처럼 학생들이 자기 적성이 뭔지를 모르는데 점수에 맞춰 과를 가는 건 이젠 경쟁력이 없을 것"이라며 최근 국내 대학들도 속속 도입한 제도를 예로 들어 "미국처럼 입학해 1학년 때 전공 탐색을 하고, 2학년 말에 어떤 전공을 할지 학생 중심으로 결정하는 체계 등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증권사에서 경영학과 학생보다 인공지능학과 학생들을 선발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한 금융 시뮬레이션을 공부하기 위해선 대학 경영학과와 공대, 인공지능학과 등 여러 학문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그는 "유연한 학사제도를 통해 교수들이 협동해 학생들에게 필요한 걸 가르쳐야 한다"며 "예를 들어 새로운 과목을 만들기 위해 경영학과 교수와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같이 커리큘럼을 짜는 등 기존 학과의 개념이 의미가 없어진다"고 밝혔다.
지방 대학이 최근 당면한 위기를 해결하는 것도 회사의 주요 과제다. 김 대표는 지방의 한 사립대를 언급하며 "최근 등록금 수입이 크게 줄면서 교수들과 직원들이 나가고, 봉급도 반 토막이 났다"며 "교육부가 부실 대학 퇴출에 나서고 있는데 중장기 발전계획을 세우면서 이런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도와주는 작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는 "학교 명의로 돼 있는 땅을 판매하거나 재정적으로 이렇게 해야 할 일을 선정해 시기별로 이행한 다음에 교육부 평가를 잘 통과할 수 있게 만든다"며 "갑자기 학령인구가 감소해 등록금 이슈로 이처럼 전통 있는 학교가 없어지면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회사는 대학 인사제도를 변경하라거나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새로운 과를 신설하라는 등 적극적으로 조언한다.
김 대표는 정부에서도 여러 규제를 허물고 빨리 정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대대적으로 규제를 혁파하지 않으면 큰 손실이 날 수 있다"며 "대학의 절반 정도만 필요한 상황이 될 텐데 (구조조정 과정에서) 잘 처리하지 못하면 국민의 세금이 낭비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학에서도 경쟁력이 없는 곳들은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며 "경쟁력 있는 다른 대학이 자유롭게 인수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제이앤드컴퍼니는 디지털 중심으로 사업 재편 의지를 가진 기업들을 돕고 있다. 전통적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비즈니스 모델에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은 기업 전체의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서비스와 가치를 창출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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