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인재 키울 지역경제 허브 15개 '글로컬 스타대학' 떴다

한상헌 기자(aries@mk.co.kr) 2023. 7. 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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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혁신 '글로컬대학30' 첫 예비지정 … 108개교 중 15곳 선정

정부의 지방대 혁신 사업인 '글로컬대학30' 첫해 예비지정 결과가 발표되면서 대학가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컬대학은 비수도권 대학을 세계적 수준의 특성화 대학으로 육성하는 사업이다. 대학의 혁신을 유도해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대학 폐교 위기를 극복하는 한편 지방대를 산업 인재 육성의 기반으로 삼아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성과도 거두겠다는 게 취지다.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 대학들 특징은 대학 내외 벽 허물기로 말할 수 있다. 예비 지정 대학들은 글로컬 선정을 위해 학문·학과 간 칸막이를 무너뜨려 대학과 대학 간 벽을 없앴고, 대학과 지방자치단체·지역 산업계와의 경계를 허물고 손을 맞잡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에 따르면 2023년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 신청에 총 108개교가 94개의 혁신 기획서를 제출했고, 그중 15개 혁신 기획서가 선정됐다. 예비 지정 대학 중 상당수는 무학과·무학년·무전공 등 학문·학과 간 벽 허물기라는 혁신 과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선정된 대학은 5년간 최대 1000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고, 규제혁신도 우선 적용받게 된다.

국공립대 간 통합 전제 4건(8개 대학), 국립대 4건, 사립대 7건 등 총 15건이다. 대학 기준으로는 국공립대 12곳, 지방 사립대 7곳이 예비 지정됐다. 통합 예정 대학 중에는 강원대·강릉원주대, 부산대·부산교대, 안동대·경북도립대, 충북대·한국교통대 등 8개 대학이 이번 예비 지정에 선정됐다. 단독 신청은 경상국립대·순천대·전남대·전북대 등 국립대 4곳, 순천향대·연세대 미래캠퍼스·울산대·인제대·포항공대·한동대·한림대 등 사립대 7곳이 선정됐다.

연세대 미래캠퍼스.

이번에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에 선정된 연세대 미래캠퍼스는 '지역을 품고 세계로 가는 대학'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대학 안에 지산학연을 '함께 모아서' 혁신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혁신의 소재는 '빅데이터'로 인공지능(AI) 성능의 진화와 2030년 비메모리 반도체의 핵심이 될 AI 반도체 개발도 가능케 한다. 캠퍼스 내에서는 디지털 건강검진센터와 스포츠센터를 통해 학생들과 지역 어르신들의 건강데이터와 에너지·환경데이터 등을 생성하고 있고, 유전체나 희귀병과 같은 보건의료에 꼭 필요한 데이터들도 수집하고 있다.

전북대는 대학 내부 혁신 방안으로 '학생이 중심이 되는 전북대'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단과대학이나 학과 간 벽을 허물어 신입생 모집 단위를 광역화해 학생들이 공부하고 싶은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해 배울 수 있는 교육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유사 교과목 통합과 지역과 사회 수요에 맞는 새로운 교과목 개설도 함께 추진한다. 특히 폐교된 지방대학을 지역재생 모델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폐교된 지방대학은 지역경제를 위축시키고, 지역 소멸을 가속하기 때문에 지역의 폐교 캠퍼스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전북대가 처음 제안해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특히 글로컬 대학 사업 선정 시 지원되는 예산 1000억원을 지역의 다른 대학들과 공유하고, 지역 대학 간 연계를 지역기업까지 확장해 새만금 용지에 2차전지산업, 'K방위산업' 등 지역 특화 산업을 기반으로 한 지역기업 상생 클러스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현재 운영 계획 수립과 실무 협의를 추진하고 있다.

강원대 춘천캠퍼스.

강원대는 강릉원주대학교와 공동으로 '1도 1국립대 구축을 통한 지역 밀착형 캠퍼스 구현'을 핵심 방향으로 혁신기획서를 냈다. 강원대 춘천캠퍼스는 '교육연구 거점', 원주캠퍼스는 '산학협력 거점', 강릉캠퍼스는 '지학연협력 거점', 삼척캠퍼스는 '지역산업 거점'으로 각각 특성화해 지역밀착형 캠퍼스를 구축했다. 지역 간 문화·사회·산업의 격차가 큰 강원특별자치도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균형발전도 촉진한다. 지역별 캠퍼스와 기초 지자체 간 긴밀한 지역협력체제 구축을 위해 '캠퍼스 총장'으로 권한·위상을 제고하고, '청색기술 창업미네르바스쿨' '국제교류혁신센터' '지학협력센터' '탑클래스 통합학과' '지역특성화 계약학과' 등 학생 중심의 교육체계 구축·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지학(地學) 협력' 혁신 생태계를 만들어 나간다.

순천향대는 학생이 학과 또는 학부를 선택하는 기존의 입시 전형을 파괴하고, 특정 학제와 교육과정을 선택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을 제시했다. 학생들의 메가 선택권이 구현되는 '학생 설계형 대학 교육 구축'을 이번 혁신기획서의 핵심 방향으로 설정했다. 학생 미래 비전에 따른 교육 기간·패턴·전공 등을 스스로 설계해나갈 수 있는 개인 맞춤형 대학 시스템을 구축해 글로벌 융합 인재를 양성하고, '순천향 메가 대학'을 건립한다.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을 실현하기 위해 기존 학과·단과대학을 허물어 새로운 교육조직인 유니버시티(소전공) 중심의 대전환을 꾀한다. 기존 학과·학부 선택형 제도를 파괴하고 학제·교육과정 선택형으로 전환하는 차별화된 입시 전형의 패러다임을 제시하기도 했다.

예비 지정 대학들은 오는 9월까지 지자체, 지역 산업체 등과 함께 혁신 기획서 과제를 구체화하는 실행계획서를 수립해 제출해야 한다. 이후 본지정 평가를 통과한 총 10개 내외 대학만이 10월 최종적으로 글로컬대학으로 지정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에 제출된 94개 글로컬대학 혁신기획서에는 급격한 인구 구조와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사회적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사회·산업계와 함께 대학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고민이 담겼다"며 "모든 영역이 융합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경향에 부응하며, 교육 수요자가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과감한 대학 벽 허물기 등 다양한 과제들도 주목된다"고 밝혔다.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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