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사명 변경' 러시…"정체성 재정립"

임현지 기자 2023. 7. 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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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양식품그룹 제공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유통기업들이 올해 들어 기업 비전과 정체성 재정립에 나서는 분위기다.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와 글로벌 진출 상황에 맞춰 기업 명을 변경하고, CI(기업 상징 이미지)도 새롭게 교체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그룹은 최근 그룹 명칭을 '삼양라운드스퀘어'로 변경하기로 했다. 그룹 지주사인 삼양내츄럴스 사명도 그룹명과 동일한 삼양라운드스퀘어로 바꾼다.

이번 새 명칭은 하늘과 땅, 사람을 풍족하게 만든다는 기업 철학 '삼양(三養)'에 사람들을 연결하는 음식을 의미하는 '라운드', 혁신과 질서로 삶을 개선하는 과학을 뜻하는 '스퀘어'를 합쳐 명명했다.

새 비전으로는 '삶과 미래를 채우는 자양분이 되는 기업'을 제시했다. 브랜드 슬로건은 '불가능의 룰을 깨다(Square the Circle)'로 도전과 혁신 의지를 담았다.

CI는 세계 최대 규모 디자인 컨설팅 회사인 '펜타그램'과 협업했다. 라운드스퀘어라는 명칭을 반영해 정사각형과 원이 교차하는 그래픽으로 만들었다. CI 변경은 지난 2012년 이후 11년 만이다.

회사 관계자는 "음식문화, 과학기술 등을 융합해 더 넓은 식품 영역을 개척하고 세상의 진보에 기여하겠다는 그룹 의지를 담았다"며 "모태 기업인 삼양식품 등 각 계열사 CI도 순차적으로 변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진=KGC인삼공사 제공

KGC인삼공사도 '글로벌 건강식품 솔루션 브랜드'로 재탄생하기 위해 '정관장' 브랜드를 영문인 'JUNG KWAN JANG'으로 교체한다.

그동안에는 기존 국문과 영문이 혼용되고 영문명 또한 'Cheong Kwan Jang'으로 사용돼 발음이 국가별로 다른 경우가 있었다. 이에 내부 논의와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표기를 변경하기로 했다.

로고는 기존 고유한 색상은 유지하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디자인으로 바꿔 가독성을 높였다. 상단에는 간결한 직선 모양을 배치했다.

박순영 KGC인삼공사 마케팅실장은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했다"며 "앞으로 정관장은 전 세계 사람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브랜드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롯데웰푸드 제공

지난 3월에는 롯데제과가 롯데웰푸드로 사명을 변경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롯데푸드와의 합병에 따라 제과 외에 간편식, 육가공, 유가공, 빙과 등으로 취급 품목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사명 검토에는 브랜드 전문가들과 언어학자들이 참여했다. 해외에서도 뜻이 직관적으로 보이며, 기업이 추구하는 미래지향점인 웰니스(WELLNESS, 건강·행복)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롯데웰푸드로 최종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롯데웰푸드는 사명 변경 후 케어푸드, 비건푸드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20% 수준인 해외 사업 비중도 중장기적으로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백설 로고(좌측)와 리뉴얼한 신규 로고. 사진=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은 지난 4월, 1호 브랜드인 '백설'의 로고를 바꿨다. 기존에는 한글과 영문, 브랜드 출시 연도(1953년)가 함께 담겨 있었으나 디지털 환경에 맞춰 간결한 '눈꽃별' 이미지로 교체했다.

새 로고는 식용유, 밀가루, 설탕, 소스 등 제품 겉면에 순차적으로 적용한다. 로고 변경과 더불어 '다담(간편양념)', '하선정(액젓)'을 백설 하위 브랜드로 편입해 포트폴리오도 확장한다.

매일유업도 사명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출산율 하락에 따라 유제품을 넘어선 사업 다각화를 진행하고 있어 '유업' 빼기를 고심하고 있는 것. 한국야쿠르트도 2021년 회사 이름을 'hy'로 과감히 변경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래된 식음료 기업들은 현재의 포트폴리오를 반영하면서도 글로벌에서 통할 회사 이름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하고 있다"며 "다만 사명 변경은 대중들의 호불호가 큰 만큼 쉽게 결정 할 수 없어 기업들의 고민이 길어지는 상황"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limhj@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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