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연체율 역대 최고…정부 "연말까지 4% 아래로"(종합)
1조2천억 규모 부실채권 매각…연체이자 일부 감면
'행안부 감독 역량 부족' 지적엔 "전문성 떨어지지 않아"
(세종=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등 '위기설'이 대두되자 정부가 특별대책을 내놨다.
연체율이 10%를 웃도는 개별 새마을금고 30곳에 대해 합동 특별검사를 하고, 필요할 경우 지점 폐쇄나 통폐합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6%대인 연체율을 올 연말까지 4% 이하로 낮추는 게 정부 목표다.
새마을금고 감독 기관인 행정안전부는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런 내용의 새마을금고 연체율 감축을 위한 특별대책을 발표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지난 6월 29일 기준 새마을금고 대출금액은 총 196조8천억원(가계 85조2천억원·기업 111조6천억원)인데, 이중 연체액은 12조1천600억원(6.18%)으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은 6대 4정도의 비율인데, 연체액은 기업대출이 88.4%가량을 차지한다. 부동산업·건설업 침체에 따라 기업 대출 연체율(9.63%)이 치솟으면서 전체 연체율이 올라갔다는 게 행안부 설명이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1.65%다.
집중관리대상 100곳 검사·점검…일부 대출 연체이자 감면
행안부는 특별대책으로 연체율이 전체 평균보다 높은 100개를 집중관리 대상으로 선정하고 이중 연체율이 10%가 넘는 30개 금고에 대해서는 특별검사, 70개 금고에 대해서는 특별점검을 하기로 했다. 검사·점검 결과에 따라 자산처분과 경비 절감 등 경영 개선, 합병 요구, 임원 직무 정지 등 조처를 내릴 수 있다.
금고가 파산하거나 통폐합돼도 금고 한 곳당 예금자 1인당 5천만원까지 예금 보호가 가능해 일반 예금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게 행안부 설명이다.
30곳에 대한 검사 기간은 7월 10일부터 8월 11일까지 5주간이며, 70곳에 대한 점검은 8월 중 이뤄진다. 검사 인력은 행안부, 금융감독원, 예금보호공사, 새마을금고중앙회 등 30명으로 구성된다. 개별 금고의 6월 말 기준 연체율, 연체 감축목표 및 이행현황의 주 단위 상황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특별 검사는 새마을금고법에 따라 필요한 경우 진행하는 것이고, 점검은 대출 과정 전반과 연체율 상승 이유 등을 들여다보는 통상적인 절차다.
이와 함께 행안부는 200억원 이상 공동대출 연체사업장 87곳(총 규모 3조2천억원)에 대해서는 사업장별·지역본부별 담당제를 운영하기로 했다. 대상은 관리형 토지신탁 사업장 13곳(1천800억원), 200억원 이상 공동대출 사업장 74곳(2조9천998억원)이다.
해당 지역본부는 사업장별로 담당자를 지정해 주간금고 이사장 대상 연체 대출 해소를 위한 자구방안을 마련하고, 미이행 사업장은 수시로 모니터링하는 등 특별관리를 한다.
김광휘 행안부 지역경제지원관은 "이를 통해 지난 6월 29일 기준 6.18%인 연체율을 지난해 말 수준인 4% 이하로 낮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올해까지 총 1조2천억원 규모의 부실채권도 매각한다.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손자회사인 MCI대부 매입 재원(7천억원)과 한국자산관리공사(5천억원)를 통해서 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건전성 규제 수준도 다른 상호금융기관만큼 끌어올리기로 했다.
행안부는 타 기관에 비해 완화된 건전성 규제가 부실 우려를 낳았다고 보고 이를 동일수준으로 정비하기 위한 시행령 개정을 추진 중이다.
다른 기관과 동일하게 유동성 비율을 80% 이상이 되도록 만들 방침이며, 부동산·건설업종 대출한도 규제도 각각 30%, 합산 50% 이내로 만든다. 부동산·건설업 대출 대손충당금 적립비율도 130%까지 확대하도록 하기로 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일부 대출 건에 대해 연체이자를 감면해주는 제도도 지난 4월부터 시행 중이다.
행안부는 향후 정상화가 가능한 대출 건에만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업 정상화를 위한 신속한 판단을 위해 이사장이 우선 승인·결정하도록 하되 개별금고 대출심의위원회 및 중앙회 사전심의를 실시한다.
이를 두고 '연체율을 떨어뜨리기 위한 임시방편'이라는 지적이 나온 데 대해 김 지역경제지원관은 "실행에 있어서 엄격성이 있어야 하므로, 회생 가능성이 있을 경우에만 이자를 감면해주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행안부 "연체율 관리 가능…건전성도 안심 수준"
행안부는 예수금과 연체율 상황이 좋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관리 가능한 수준이며, 건전성도 안심 수준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6월 말 기준 연체율은 지난해 말 3.59%보다 2.59%포인트 높은 6.18%지만, 6월 15일 최고점(6.47%)을 찍은 이후로 감소 추세다.
이광용 행안부 지역금융지원과장은 "지난 6월 MCI대부를 통해 부실채권 3천억원어치에 대한 매각이 완료된 효과가 일부 반영된 것이지만, 충분히 관리한다면 이 추세가 7, 8월에도 계속될 수 있겠다"라고 말했다.
수신 잔액도 지난 2월 말∼4월 말 7조원가량 빠져나갔지만, 4월 말 기준 258조2천811억원에서 6월 말 기준으로는 다시 259조6천억원 규모로 소폭 회복됐다.
상환준비금과 예금자보호준비금도 충분하다는 게 행안부 설명이다.
정책설명회에 배석한 박준철 새마을금고중앙회 금고여신금융본부장은 "현재 상환준비금은 13조원을 보유하고 있고, 금고잔액 보유, 현금 예치금, 유가증권이 약 64조9천억원 규모"라고 말했다. 이어 "예금자보호준비금으로 2조6천억원정도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비상사태가 온다고 해도 충분히 막을 수 있다"라고 부연했다.
행안부의 관리감독 기능이 금융당국에 비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새마을금고도 금융 당국으로 감독 체계를 일원화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 김 지역경제지원관은 "저희의 전문성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고 보고 있고, 금융당국과 정책 협의를 잘 하고 있다"라며 선을 그었다.
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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