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의 꽃] 세상 모든 물을 받아들이려는 듯

박수현 기자 2023. 7. 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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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내리는 여름이면 수국은 세상 모든 물을 받아들이려는 듯 절정을 이룹니다.

6월부터 피기 시작하는 수국은 색이 만들어내는 농담과 계조(Gradation) 의 조화가 오묘하고 풍부해 하양 노랑 빨강 파랑 보라 등으로만 단정할 수 없는 아득한 깊이와 풍부한 감성이 녹아 있습니다.

하얀수국은 언제 색이 바뀔지 몰라서인지 변심이고, 파란수국은 후회와 사과, 보라수국은 진심, 빨강 또는 분홍색 수국의 꽃말은 처녀의 꿈, 진정한 감정이라 결혼식 부케에 자주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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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수국

장맛비가 내리는 여름이면 수국은 세상 모든 물을 받아들이려는 듯 절정을 이룹니다. 6월부터 피기 시작하는 수국은 색이 만들어내는 농담과 계조(Gradation) 의 조화가 오묘하고 풍부해 하양 노랑 빨강 파랑 보라 등으로만 단정할 수 없는 아득한 깊이와 풍부한 감성이 녹아 있습니다. 수국은 한자로 ‘물 수’자에 ‘국화 국’자를 쓰는 물꽃입니다. 학명 ‘하이드랜지어(hydrangea)’도 라틴어로 물을 담는 그릇을 뜻합니다.

장맛비가 내리는 여름이면 수국은 세상 모든 물을 받아 들이려는 듯 절정을 이룹니다.


그런데 이렇게 아름다운 꽃에 향기가 없다는 걸 아시는지요. 우리가 흔히 보는 풍성하고 아름다운 수국의 꽃은 꽃받침이 변형된 헛꽃에 불과합니다. 벌이나 나비가 날아와 수정을 못하기에 열매를 만들지 못하지요.

사람들이 관상용으로 개량해 수국을 만들었으니 원조는 산수국입니다. 산수국은 역할이 다른 두 종류의 꽃들이 모여 원반 모양을 이룹니다.

암술과 수술을 가지고 있어 열매를 만드는 진짜 꽃(유성화) 주위를 수술과 암술이 퇴화된 가짜 꽃(무성화)들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벌과 나비가 시각적으로 화려한 가짜 꽃에 유혹되어 날라 왔다가 진짜 꽃을 만나 열매를 맺게 되는 겁니다.

수국은 색이 만들어내는 농담과 계좌의 조화가 오묘하고 풍부합니다.


수국정원을 거닐다 보면 수국마다 색이 변화무쌍함을 알 수 있습니다. 대개의 경우 흰색 또는 옅은 노란색으로 피기 시작해 파란색과 붉은색을 더해 보라색으로 변해갑니다. 수국의 색이 다른 것은 토양의 성분 때문입니다. 중성토양에선 하얀색이, 산성이 강한 곳에서는 파란색이, 알칼리성에선 빨간색이 됩니다. 색이 다채롭다 보니 꽃말도 하늘과 땅을 오갑니다.

하얀수국은 언제 색이 바뀔지 몰라서인지 변심이고, 파란수국은 후회와 사과, 보라수국은 진심, 빨강 또는 분홍색 수국의 꽃말은 처녀의 꿈, 진정한 감정이라 결혼식 부케에 자주 등장합니다.

수국은 토양의 수소이온농도지수(pH)에 따라 색이 달라 자연이 만들어내는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습니다.


아름다운 꽃 수국에는 향기가 없습니다. 수국의 꽃은 꽃받침이 변형된 헛꽃에 불과합니다. 벌이나 나비가 날아와 수정을 못하기에 열매를 만들지 못합니다.


산수국(아래쪽)과 수국이 함께 피어 있습니다. 산수국에는 벌이 날라들지만 헛꽃인 수국에는 벌이 찾지 않습니다.


산수국은 암술과 수술이 있는 진짜 꽃 주위를 수술과 암술이 퇴화된 가짜 꽃들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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