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집중 수색에도 '거제 영아' 사체 발견 못해… "살인 혐의 적용엔 문제 없어"

경력 70여 명 투입 고현천·인근 해안 뒤져
바다와 인접·10개월 지나 유실 가능성 커
부부 범행 자백·진술 일치 "살인 혐의 명백"

경남경찰이 지난해 거제에서 사실혼 관계의 부부가 목 졸라 살해한 뒤 투기한 영아 사체를 찾기 위해 4일 지역 한 하천 일대에서 수색을 벌였으나 끝내 찾지 못했다. 경찰은 부부 자백을 토대로 살인 혐의 적용을 유지한 채 막바지 수사를 이어간 뒤 이번 주 이들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4일 경남경찰이 거제 고현천 일대에서 생후 5일 된 영아 사체를 수색하고 있다. 독자 제공

경남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A(20대) 씨와 사실혼 관계의 아내 B(30대) 씨 사이에서 태어나 생후 5일 만에 살해돼 버려진 C 군의 사체를 찾기 위해 이날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1시간가량 거제 고현천 일대에서 수색을 벌였다.

경찰은 기동대 등 경력 70여 명을 투입해 A 씨가 지목한 지점에서 신현제2교까지 폭 40ｍ, 길이 430ｍ에 이르는 하천 구간과 그 이후 양쪽에 펼쳐진 해안가 각 500ｍ 구간에 걸쳐 시신 찾기에 나섰지만 성과를 얻지 못했다.

애초 이번 수색은 난항이 예상됐다. A 씨가 아이 사체를 비닐봉지에 싸 바다와 인접한 하천으로 던졌다고 진술해 유실 가능성이 컸다. 또 사건이 발생한 지 10개월이 지난 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와 함께 해경은 사건 발생 이후 현재까지 발견된 영아 사체가 없다고 경찰에 통보해 왔고, 거제시도 지난 3~5월 해당 하천을 청소했으나 사체는 나오지 않았다고 알려왔다.

그러나 경찰은 살인 혐의의 결정적인 증거가 되는 사체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해 집중 수색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조수간만의 차가 심한 지역이라 수위가 가장 낮은 시간대 경력을 투입했는데도 깊은 곳은 1ｍ에 달했고 비까지 내려 수색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수색 결과가 A 씨 등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이어가는 데 큰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이들 부부가 지난 1일 경찰 추가 조사에서 범행을 모두 자백했고 각 진술도 일치하기 때문이다.

경찰은 사체 유기 시점이 아이 출생 직후가 아닌 5일 뒤였던 점, 산모인 B 씨가 아닌 남편 A 씨가 아이를 살해한 점 등에 주목해 이들에게 영아살해가 아닌 살인 혐의를 적용, 지난 1일 법원에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이들을 구속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A 씨 등을 긴급체포한 경찰은 애초 “지난해 9월 9일 집에서 일어나니 아이가 숨져 있었다”는 진술을 토대로 ‘사체 유기’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벌여왔다. 당시 ‘유령 아동’ 전수 조사에 나선 고성군 공무원이 A 씨 등을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다음 날 A 씨가 아이 사체를 묻었다고 지목한 야산 일대에서 대규모 수색에 나섰지만 찾지 못하자 추가 조사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A 씨 등은 앞선 진술을 번복하고 살해 사실과 실제 유기 장소를 털어놨다.

경찰 관계자는 “사체를 발견하진 못했지만 이번 수색을 끝으로 사실상 수사가 마무리된 상황”이라며 “경찰 구속 기간이 10일이라 이번 주까지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