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배터리소재 동박 1위 정조준
롯데케미칼·롯데알미늄과 시너지 기대
롯데케미칼의 배터리 소재 자회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2028년까지 글로벌 동박 시장 점유율 30%로 업계 선두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말레이시아를 비롯 유럽, 북미에 생산 설비를 확보하고 공급망을 안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롯데케미칼, 롯데알미늄 등 그룹 내 2차전지 사업을 추진하는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도 강화키로 했다.
"2025년 수주잔고 20조, 2028년 시장 1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4일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5년 뒤 하이엔드 동박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수주 잔고 15조원, 2025년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치도 제시했다.
동박은 머리카락 굵기의 30분의 1에 불과한 두께 10㎛(마이크로미터) 내외의 얇은 구리막으로, 2차전지 소재인 음극재를 씌우는 역할을 한다. 최근 전기차 시장 성장으로 배터리 수요가 늘자, 동박을 비롯한 배터리 소재 시장도 빠르게 커지는 추세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기술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마련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앞으로 공급망 안정을 위해 글로벌 거점 확대도 추진할 계획이다. 회사는 현재 전북 익산과 말레이시아에 동박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 전북 익산에 위치한 공장은 신규제품·공정기술 개발을 수행하는 연구개발(R&D)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고체전해질, 3세대 실리콘 복합 음극활물질, LFP(리튬·인산·철) 양극활물질 등 다양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익산 공장은 제품 생산 측면에서도 범용 제품 생산보다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초점을 맞춰 운영할 방침이다.
말레이시아 공장은 범용 제품 양산에 집중한다. 현재 생산량 확대를 위한 5, 6공장을 증설하고 있으며 2024년초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말레이시아를 해외생산기지로 점찍은 데는 우수한 인프라 영향이 크다. 동박은 생산 과정에서 대규모 전력이 필요하다. 업계에 따르면 동박 제조원가에서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5% 정도다.
말레이시아는 수력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해 RE100을 충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기료가 저렴해 원가 경쟁력 확보에 유리하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정부와 전력 공급계약을 맺고 국내보다 40% 저렴한 수준으로 전력을 사용하기로 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유럽과 북미 지역 진출도 앞두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안(IRA)과 유럽연합(EU)의 핵심원자재법(CRMA) 등 현지 생산 설비에 대한 인센티브 정책들이 시행되면서다. 회사는 스페인에 현지 공장 건설을 결정했고, 북미에도 공장 건설을 위한 부지를 검토 중이다.
롯데그룹 내 2차전지 소재사업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는 "업계 최초 초고강도·고연신 동박을 개발한 초격차 기술력과 한국, 말레이시아, 유럽, 북미 등 주요 거점지역 확대를 추진해 하이엔드 동박 시장의 글로벌 1위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효자산업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동박 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 하반기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신규 수주 확보가 기대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동박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동박 수요가 2021년 26만5000톤(t)에서 연평균 23% 증가해 2025년 74만8000t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액으로는 2025년 1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성장은 모회사 롯데케미칼에도 긍정요인이다. 롯데케미칼은 오는 2분기부터 연결실적에 롯데에너리머티리얼즈 실적을 포함한다.
업계에선 롯데케미칼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편입 효과로 5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오는 2분기 79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올 2분기부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연결실적 편입으로 흑자전환이 전망된다"며 "단기적으로 2차전지 소재사업 확대에 따른 가치 상승, 중장기적으로는 턴어라운드와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김민성 (mnsu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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