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3년차 과기대의 기적…4년제 모두 제치고 우승 닿기까지

김하진 기자 2023. 7. 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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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말 KUSF 대학야구 U리그 경상권 우승을 차지한 부산 과학기술대학교. 이승종 감독 제공



갓 3년차를 맞이한 부산과학기술대 야구부가 쟁쟁한 대학 야구부들을 제치고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부산과학기술대는 지난 5월 말 2023 KUSF 대학야구 U-리그 경상권 조1위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20년 6월 창단한 뒤 3년만에 이뤄낸 쾌거다. 부산, 경남, 경북, 대구 등의 12개팀이 참가한 입번 대회에서 부산과학기술대는 첫 경기인 4월6일 수성대에서 6-7로 패한 후 이후 경남대, 영남대, 경일대, 동의과학대, 구미대, 동아대, 동의대 등을 상대로 9연승을 달성하며 경상권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섰다.

부산과학기술대는 2020년 6월부터 2021년도 신입생을 선발해 야구부를 운영하고 있다. 당시 초대 감독으로 이승종 전 순천 효천고 수석 코치를 선임했다. 이 감독은 서울 중앙고, 부산 개성고 코치를 역임했고 선수들과의 탁월한 소통 능력과 지도력으로 아마추어 야구 분야에서 모범적인 지도자로 인정을 받고 부산과학기술대의 지휘봉을 잡았다.

부산과학기술대는 2년제로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하거나 다른 4년제 대학 야구부에 들어가지 못한 선수들이 찾았다. 야구를 더 하고 싶어하는 이들의 간절함은 부산과학기술대의 기량을 끌어올리는데 큰 동기부여가 됐다.

창단 2년차인 2021년 대학야구선수권에서 8강에 오른 뒤 지난해 KUSF 대학야구 왕중왕전에서는 8강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같은 성적을 바탕으로 동의대, 원광대, 경남대에 다수의 선수들을 편입시켰다. 박프로 무대에 진출한 이들도 있다. 2023년 육성선수로 외야수 박건이 롯데 유니폼을 입었고 투수 이기석은 두산에 입단하게 됐다.

이승종 감독이 가장 신경 쓴 부분은 팀의 분위기였다. 이 감독은 전화통화에서 “4년제 대학에서 떨어지고, 프로 진출을 하지 못한 선수들이 대부분인데 그런 친구들에게 야구를 한번 더 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며 “다들 성인이기에 스스로 운동을 찾아서 할 수 있도록 했다. 대신 4년제 대학에 뒤처지지 않게 훈련량도 많이 가져갔고 코치들도 디테일하게 선수들을 지도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겨울 동계 훈련부터 어느 한 선수에 치중하는 것이 아닌 조직력을 강화하는 훈련을 했다.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도 한 몫했다. 야구부는 부산과학기술대의 유일한 운동부다. 년 1억2000만원의 자본을 지원해 선수들이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게 했다. 학교 사정상 전용 야구장이 교내에 없지만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미음야구장을 전용 구장으로 해 훈련을 소화하게 됐다.

또한 학교의 교수가 직접 야구단 단장을 맡고 있다. 야구부 선수들은 재활운동건강과에 소속되어 있는데 이은주 교수가 여성 단장으로서 선수들의 심리를 보듬어주는 역할도 한다.

부산과학기술대 야구부의 목적은 단순히 선수들을 프로 무대에 입단하는 것이 아니다. 사회에 나가서 이바지할 수 있는 사람을 만들기 위한 것도 있다.

선수 외에도 다른 진로를 만들어주기 위해 각종 수업을 통해서 다른 길도 열어둔다. 실제로 트레이너로 진로를 틀어 롯데에서 일을 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 이밖에 스포츠 마사지사, 수중 재활 전문가 자격증 등을 획득하게 해 야구를 관두더라도 다른 길을 모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를 초빙해 강의를 들려주기도 했다.

이 감독은 자신이 지도하는 선수들이 스스로 한 행동에 책임을 지는 어른이 되기를 바란다. 그는 “유니폼을 입었을 때 행동을 바르게 하도록 강조하고 있다. 예의 범절 등을 강조하면서 아무리 학생이지만 성인으로서 갖추어할 자세들을 새기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과학기술대는 이제 9월을 바라본다. U-리그 왕중왕전이 열리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더 높은 자리를 바라보겠다는 각오다. 이 감독은 “지금부터 준비를 잘 해서 우승을 목표로 하겠다”고 마음을 다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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