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놀자면 난처해진다”…하룻밤 5400원 호텔서 사는 20대女 정체
1.5㎡ 방, 일용직 실업자 주로 거주
4일 매체에 따르면 28층에 있는 30㎡ 짜리 공간에는 노란색 캡슐 20칸이 층층이 들어 차 있다.
캡슐마다 있는 대나무 발은 방문 역할을 하고 내부에는 침대 하나만 있다.
천장까지 높이는 120cm에도 못미쳐 방안에서 서 있을 수도 없다. 숙박비는 1박에 30위안(5400원)으로 저렴하다.
이 캡슐 호텔에는 일용직 노동자, 인기 없는 인터넷방송 진행자, 임금이 낮은 교육·훈련 교사, 실업자 등이 살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곳에 투숙하고 있는 중년 남성 린화(가명)씨는 “이곳에 사는 사람들 대부분은 교류가 없다”며 “해가 뜨면 각자 나가 밤이 돼도 일하느라 돌아오지 않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고향에 아내와 아이들을 두고 시안에 나와 있다는 그는 “가족과 전화할 때는 ‘괜찮다’고 하지만 사실 버티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다니던 엔지니어링 업체를 한달 전에 그만 둔 그는 두 달치 임금이 밀려 더는 집다운 집에 살 수 없게 됐다고 고백했다.
일자리를 찾고 있지만 전문대학 졸업 학력 때문에 번번이 벽에 부딪힌다고 린씨는 애로사항을 털어놨다.
모아둔 돈은 3년 전 친구에게 사기를 당해 사라졌고 친구 대신 갚아야 할 빚 30만위안(5400만원)을 떠안게 됐다고 그는 괴로워했다.
이런 그에게 캡슐 호텔은 그나마 숨실 만한 공간이다. 그는 일용직 일을 구해 하루 200위안(3만6000원)을 번다.
후베이성 우한의 한 바에서 일하는 20대 여성 모이팅은 여행객들 틈에서 자기 캡슐과 일터를 오간다.
숙박비를 아끼려는 관광객들과 달리 캡슐 침대에 걸터 앉아 식은 음식을 먹는 그는 호텔에서 이례적인 존재가 될 때가 많다고 했다.
그는 “‘(관광객들이)여행 온 사람이냐’고 물으면서 함께 놀자고 하면 난처해진다”고 했다.
언젠가 이곳을 벗어나는 꿈을 꾸고 있다는 린씨는 “내년 아내 생일을 내가 챙겨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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