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영아 살해' 시신 수색 난항…경찰 "살인죄 입증 가능"

사건 발생 10개월 지나 발견 가능성은 낮아
경찰, 공범 자백 일치해 살인죄 입증 자신

(거제=연합뉴스) 이준영 기자 = 경남 거제시에서 발생한 '거제 영아 살해 유기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영아 시신 찾기에 집중하고 있다.

사건 발생 후 약 10개월이 지났지만 시신은 범행의 직접 증거가 되는 만큼 경찰의 노력도 연일 이어진다.

4일 오후 경남 거제시 고현동 신현제1교.

이곳은 '거제 영아 살해 유기 사건'의 피의자인 친부 A(20대)씨가 지난해 9월 9일 생후 5일 된 아기를 살해한 뒤 다음 날 새벽 시신을 직접 유기했다고 진술한 곳이다.

A씨는 범행 당시 다리 위에서 비닐봉지에 싼 아기 시신을 던졌다고 진술했다.

경남경찰청은 이날 기동대 등 70명을 투입해 약 1시간 동안 이곳 다리 아래 하천 약 1㎞ 구간을 집중적으로 수색했다.

탐지봉 등 장비를 들고 하천과 수풀을 한 발짝씩 걸으며 샅샅이 헤집고 다녔다.

이날 비까지 내려 수색에 더욱 어려움을 겪었다.

수색 과정에서 비닐봉지 여러 개가 발견됐지만 모두 일반 쓰레기로 나타났다.

이를 지켜보던 한 시민은 "지역에서 이런 끔찍한 사건이 일어나 너무 놀랐다"며 "조그만 가능성이라도 있을 수 있으니 시신을 꼭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지 약 10개월이 지나 시신을 찾을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낮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유기 이후 태풍 '힌남노'가 불었던데다 하천을 지나면 곧 바다로 연결돼 시신이 빠른 물 흐름을 따라 멀리 떠내려갔을 수 있다.

지난 3∼5월 거제시가 해당 하천 일대를 대청소했을 때도 아기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또 생후 5일 된 아기 특성상 일반 성인 뼈와 달리 뼈가 약해 물속에서 녹았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다만 시신을 못 찾더라도 A씨와 사실혼 관계인 친모 B(30대)씨의 살인죄 혐의를 입증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조사 당시 A씨와 B씨를 분리한 상태에서 범죄 사실을 추궁한 경찰은 양측으로부터 살해를 공모하고 실행에 옮긴 진술을 자백받았다.

이들이 진술한 범행 수법과 동기, 유기 방법 등도 모두 일치했다.

특히 지난 2일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도 이들은 판사의 질문에 모두 범행 사실을 자백했다.

이들이 추후 진술을 번복하더라도 이미 영장실질심사에서 범행을 자백한 데다 공범인 양측의 진술도 일치해 증거 능력으로써는 부족함이 없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을 찾으면 가장 좋지만 못 찾더라도 살인죄 입증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추가 수사를 마무리한 뒤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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