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행복했던 윤원상, 살 찌우는 이유는?
윤원상은 지난 시즌 54경기 모두 출전해 평균 25분 9초 6.4점 1.4리바운드 1.0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 34.9%(69/198)를 기록했다. 이는 이전 두 시즌 53경기(23+20)보다 많은 출전 경기수다.
더구나 출전시간 25분 9초는 팀 내에서 이재도(30분 20초) 다음으로 긴 출전 시간이었다. 아셈 마레이(24분 49초)와 이관희(24분 41초)보다 길다. 윤원상은 그만큼 오래 코트에 섰다.
대학 시절 득점왕을 차지할 정도로 공격력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윤원상이 코트에 오래 설 수 있었던 건 수비 때문이다. 상대팀 에이스 전담 수비를 할 정도로 조상현 LG 감독의 신임을 받았다. 여기에 3점슛을 한 방씩 터트렸다.
지난달 30일 창원체육관 보조경기장에서 오후 훈련을 마친 뒤 만난 윤원상의 몸이 한 눈에 알아볼 정도로 커졌다. 예전에도 몸을 키운 적이 있던 윤원상은 수비를 할 때 몸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체중을 불리고 있다.
어느 때보다 즐겁게 지난 시즌을 보냈던 윤원상을 만나 2023~2024시즌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 지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윤원상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작년에 했던 걸 돌이켜 보면서 휴가를 보냈고, 이번 오프 시즌에 뭐가 필요한지 느꼈다. 2대2 능력이나 SK와 4강 플레이오프 때 이재도 형이나 이관희 형이 묶여서 볼 만지거나 공격을 해줄 선수가 없어서 잘 풀리지 않았기에 내가 좀 더 해줬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2대2 플레이 등을 연습 중이다. 제대로 몸을 부딪히면서 훈련을 하는 건 아니지만, 큰 목표를 잡지 않았는데, 가까운 목표를 잡고 부딪혀본다. 또 (코칭스태프가) 주문하시는 게 다를 수 있어서 2대2 플레이를 좀 더 잘 하려고 한다.
지난 시즌 윤원상이란 이름을 팬들에게 확실히 각인시켰다.
지난 시즌이 (프로에서) 3번째 시즌이었다. 지난 시즌에는 진짜 행복했다. 내가 잘 하든 못 하든 감독님, 코치님, 모든 스태프가 믿어주시니까 경기에 많이 나갈 수 있었고, 책임감도 생겼다. 어떻게 돌이켜봐도 행복했다.
(드래프트에서) 뽑은 건 조성원 감독인데, 조상현 감독이 제대로 활용했다.
(그 전 시즌에서는)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지난 시즌은 진짜 행복했다.
두 감독님의 어떤 차이가 있었나?
내가 하기 나름이었다. 조성원 감독님 계실 때는 내가 못 찾아 먹은 거 같다. (조성원 감독이) 진짜 기회를 많이 주셨다. 몇 시즌 안 했지만, 정말 한 해 한 해 소중하고, 느끼는 것도 많다. 그렇게 느낀 게 많아서 지난 시즌 잘 준비할 수 있었고, 그걸 (조상현 감독이) 좋게 봐주셨다.
지난 시즌의 활약에도 안주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더 잘 하기 위해 당장 필요한 게 뭔가?
감독님께서 상대 에이스를 맡아서 따라 다니며 어렵게 슛을 주라는 주문을 많이 하신다. 그 뒤에는 4번(파워포워드)과 5번(센터)의 도움 수비가 오는 게 크다. 그게 아니었다면, 어떻게 보면 내가 수비하는 게 아닌 건데, 나는 열심히 따라다니고 뒷선에서 도와주는 거다. 수비 로테이션 타이밍이나 스틸 등, 억지로 무리해서 하는 건 아니지만, 이 타이밍을 좀 더 세세하게 들어간다면 수비에서 좀 더 좋아지고,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재작년인가 많이 찌웠을 때 그걸(스피드가 느려지는 걸) 못 느꼈는데 농구를 못 해봤다. 지난 시즌에는 확실히 많이 왜소했다. 막 살을 찌우는 건 아니고 몸 싸움에서 도움이 되도록 몸을 키우려고 한다.
양준석이 무룡고 후배다.
3년 차이라서 학교를 같이 다니지는 않았는데 (양준석이) 농구 시작했던 초등학교 때부터 봤다. 솔직히 교류가 많지는 않아서 연습경기를 많이 하거나 교류는 대학 들어간 이후였다. 지금 보니까 많이 까분다. 특유의 뭐가 있다. 토킹도 까불면서 한다(웃음).
외국선수 두 명(아셈 마레이, 단테 커닝햄)과 모두 재계약을 했다.
되게 좋다. 제일 좋은 건 해왔던 선수들이니까 그게 크다. 또 적응하는 것보다는 지금까지 손발 맞춘 게 반은 먹고 들어가는 거 같다.
SK와 KCC의 전력이 강해졌다. LG의 전력은 어느 수준이라고 생각하나?
우리는 다시 시작해야 한다. 지난 시즌은 잊어버려야 한다. 지난 시즌 성적을 냈던 게 있어서 다들 조금씩은 부담이 있을 거다. 그것만 떨쳐내고 한다면, 특히 내가 제일 중요하게 여긴 건, 마지막에 마레이와 김준일 형이 다쳤지만, 큰 부상이 없었던 거다. 그래서 다른 팀에 비해 좀 더 높이 갈 수 있었기에 이번 시즌에도 안 다치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한다면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다.
팀 훈련 시작 초기라서 그렇지만, 오후 훈련 시간이 1시간 30분으로 짧게 느껴진다.
작년에도 1시간 30분, 길면 2시간으로 맞췄다. 양은 조금 조절해주신다. 다음 주(7월)부터 몸 부딪히면서 훈련한다고 하셨다. 부상 때문에 몸을 올리는 단계라서 이렇게 하시는 듯 하다.
다음 주부터 몸을 부딪히는 훈련을 하면 따로 주문하시는 게 있을 거다. 그에 맞게 생각하고, 또 나도 뭐가 필요한지 먼저 물어봐서 보완을 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따라다니는 건 해도 힘에서는 부족하다고 느껴서 운동량이 많아져도 잘 먹어서 체중이 안 빠지도록 하겠다.
#사진_ 점프볼 DB(문복주, 이청하, 윤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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