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란에 부산·제주·동해안 수산시장 ‘직격탄’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결정하자 전국적으로 반대운동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과 대한해협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제주와 부산, 동해안지역 수산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전국 수산물 유통량 45.7%를 점유하고, 수산물 가공량 27%를 생산하는 부산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란으로 수산시장에 긴장감마저 감돌고 있다. 평소 시민과 관광객들로 붐비던 자갈치와 민락동 주요 횟집은 개점 휴업상태다. 오염수 방류 논란에다 장마철까지 겹치면서 횟집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부산 자갈치시장의 한 상인은 “원전 오염수 문제로 꼼장어와 가리비 같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이 크게 줄었다”며 “자갈치에서 유통되는 전체 수산물 중 일본산 비중은 20%도 안 되지만 소비자들은 수산물 자체를 기피하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남구 민락동에서 10년째 횟집을 운영한다는 한 상인은 “장마철을 맞아 가뜩이나 손님이 줄었는데,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결정으로 횟집 문을 닫아야할 지경”이라고 하소연 했다.
이에 부산시는 시민과 상인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이달부터 다음 달 말까지 두 달간 ‘꼼꼼촘촘 수산물 안심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또 오염수 방류 문제와 별개로 지역수산물에 대한 검사와 감시를 대폭 강화하고, 시민들에게 신속하고 충분한 관련 정보를 전달할 계획이다.
청정 제주에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따른 불안이 섬 전체를 에워싸고 있다. 제주항 서부두 횟집 거리는 이미 손님들의 발걸음이 크게 줄었다. 오염수 방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경우 제주지역 수산 업계는 물론 해양레저 등 관광업계까지 동반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주항 주변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불안감 때문에 횟집을 꺼리는 분위기”라며 “여야가 오염수를 두고 정쟁만 할 것이 아니라 머리를 맞대 어민과 상인들의 피해 지원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함덕 앞바다에서 이순신의 선박 12척이 400여척의 일본 해군을 수장시켰던 역사 스토리를 얹어 벌이는 해상 시위 퍼포먼스를 벌인다.
이들은 “일본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로부터 우리 바다를 지키기 위한 제2의 명량대첩을 최남단 제주에서부터 시작한다”며 “제주에서 출발해 여수와 목포 등으로 이어지는 릴레이 시위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동해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3일 오후 강릉 주문진 수산시장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횟감을 찾는 사람이 별로 없는지 횟집 수조마다 배를 드러내고 죽은 생선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강릉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박영희씨는 “평소 주말 매출이 250만원 대였는데,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이 터진 후 100만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고, 평일 매출은 100만원에서 25만원까지 감소했다”고 허탈해 했다.
실제로 동해안을 찾는 일부 관광객 중에는 이미 오염수가 방류돼 동해안 수산물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발길을 돌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심훈섭 강릉소상공인 연합회장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 발표 이후 횟집과 초밥집을 중심으로 매출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강릉을 대표하는 중앙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최근 크게 줄었다.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부산·제주·강릉=오성택·임성준·배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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