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고칠 약에 발암물질이라니”…아스파탐 대체제 찾아 나선 제약사들

김양혁 기자 2023. 7. 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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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인공감미료 발암 가능 물질 분류 가능성에 대비해 '아스파탐' 대체 물질 발굴에 착수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는 "아스파탐을 대체하는 다른 물질을 쓰더라도 결국은 다 같은 물질"이라며 "발암물질은 만성독성 물질로, 장기간에 걸쳐 반복해서 지속적으로 섭취해야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는데 의약품에 포함된 양은 굉장히 소량이라 문제가 될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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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발암물질 지정에 대비해 대체물질 발굴
“우려할 수준 아닌데 과도한 조치” 지적도
의약품과 건강보조식품을 살펴보는 인파들. /뉴스1

한미약품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인공감미료 발암 가능 물질 분류 가능성에 대비해 ‘아스파탐’ 대체 물질 발굴에 착수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며 ‘아스파탐 포비아(공포증)’ 차단에 나섰지만, 약품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우려한 제약사들이 대응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체제 역시 비슷한 물질이고, 인공감미료가 약품에 극미량 들어간다는 점에서 과도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한미약품은 치매, 천식·알레르기 비염 치료제 등 9개 제품에 아스파탐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번 아스파탐 대체 물질 발굴은 지난 2일 외신을 통해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오는 14일 아스파탐을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2B군)’로 분류할 예정이라고 전해진 데 따른 것이다.

IARC는 발암 가능성에 따라 1군과 2A군, 2B군 등으로 분류한다. 1군은 ‘발암물질’로 담배와 석면, 가공육 등이 해당하며, ‘발암 추정 물질’인 2A군으로는 고온으로 조리한 튀김과 우레탄이 대표적이다. 2B군은 ‘발암 가능’에 해당하는데, 인체 대상 임상시험 자료가 부족하고 동물 시험 자료도 충분하지 않은 경우다.

식약처는 한국인의 아스파탐 섭취량이 외국과 비교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어서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제약사들은 제품에 부정적 이미지가 생길 것을 우려해 선제 대응에 착수했다.

식약처로부터 허가받은 국내 의약품 중 아스파탐이 포함된 제품은 700개 이상으로 집계된다. 국내 대형 제약사들은 물론, 해외 제약사의 시럽제, 항생제 등 다양한 제품이 아스파탐을 포함하고 있다. 먹을 때 느껴지는 쓴맛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럽이나 씹어 먹는 약에 주로 활용한다.

국내 대형 제약사 중에는 종근당이 19개 제품으로 가장 많다. 이어 광동제약이 15개, 보령과 보령바이오파마 각 11개, 한미약품 9개, 유한양행 8개, 대웅제약 7개 등이다. 개별 기업으로는 한풍제약이 21개로, 가장 많은 아스파탐 포함 제품을 보유했다.

국내 제약사 한 관계자는 “아직 식약처에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우선은 사태를 지켜볼 계획”이라면서도 “일부 제약사들이 대체 물질 발굴을 위해 움직이면 다른 제약사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아스파탐을 대체할 다른 인공감미료도 결국 비슷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으며, 의약품에 포함된 양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는 “아스파탐을 대체하는 다른 물질을 쓰더라도 결국은 다 같은 물질”이라며 “발암물질은 만성독성 물질로, 장기간에 걸쳐 반복해서 지속적으로 섭취해야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는데 의약품에 포함된 양은 굉장히 소량이라 문제가 될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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