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갚고 운영금 마련"…주주에 손벌리는 바이오 기업들

송연주 기자 2023. 7. 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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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벤처기업이 잇달아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채무상환 및 운영자금 마련에 나서고 있다.

투자 환경 위축으로 일반적인 자금 조달 수단이 막혀,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바이오 벤처의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가 된 상황이다.

이 밖에 진원생명과학(818억원), CJ바이오사이언스(650억원), 셀리드(400억원) 등이 운영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주주배정 혹은 주주우선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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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잇달아 주주 배정 유상증자
"주주에 손 벌려 CB 발행 뒷수습"
[서울=뉴시스]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잇달아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채무상환 및 운영자금 마련에 나섰다.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바이오 벤처기업이 잇달아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채무상환 및 운영자금 마련에 나서고 있다. 투자 환경 위축으로 일반적인 자금 조달 수단이 막혀,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바이오 벤처의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가 된 상황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진단업체 피플바이오는 지난달 30일 일반주주를 대상으로 4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채무 상환 자금 및 운영자금 확보가 목적이다. 조달 자금 중 225억원을 운영자금으로, 175억원을 채무상환에 사용될 계획이다

2020년 10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피플바이오는 주식 시장이 호황이던 2021년 제4회차 전환사채(CB)를 CB 전환가액 1만8315원에 발행했다. 이는 이번 유증 발표 전(6월29일) 주가 1만1500원 대비 약 59% 높은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달 투자자들의 조기 상환 청구가 가능해지면서 채무 상환 부담을 안게 된 것이다.

피플바이오 관계자는 "250억원 중 75억원을 선상환해 남은 175억원을 상환해야 한다"며 "투자 환경 위축으로 CB 발행을 더 이상 할 수 없어, 먼저 주요 경영진 대상 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으나 채무상환금이 많이 남아서 더 이상 현실적 대안이 없었다"고 말했다.

유전체 분석 기업 클리노믹스도 354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조달 자금의 대다수인 281억원 상당을 채무상환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밖에 시설투자에 18억원, 운영자금으로 55억원을 활용한다.

엘앤케이바이오는 26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이 중 절반 이상인 150억원을 2021년 발행한 CB 상환 등 채무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운영자금 103억원, 기타자금 6억500만원 등으로 활용한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지난달 총 316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 중 채무상환에 56억원, 운영자금에 253억원 등이 활용된다.

이 밖에 진원생명과학(818억원), CJ바이오사이언스(650억원), 셀리드(400억원) 등이 운영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주주배정 혹은 주주우선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일반적인 자금 조달의 한계에 도달한 상태에서 주주 수혈 사례는 점점 많아지고 있어 재무건전성에 대한 시장 우려를 키우고 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시장이 좋을 때 CB를 발행하는 건 이해되는 일이지만 사실 기업의 가치로 주가가 높았던 게 아니라, 테마 영향이었다"며 "상환할 때는 주가가 낮을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며 CB를 발행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뒷일을 생각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CB가 발행돼 그 부담을 주주들이 떠안고 있다"며 "시장의 신뢰 하락뿐 아니라, CB발행 조건도 더욱 엄격해지는 악순환을 낳을 것이다"고 우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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