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 전망도 우울…하반기엔 개선될까?
끝나지 않은 반도체 한파…2분기 실적 회복 기대감 크지 않아
하반기 반도체 업황 개선 가능성…폴더블폰 신제품도 출격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실적 발표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삼성전자의 예상 성적표를 놓고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지 않고 있다. 반도체 한파로 인한 실적 둔화가 이어진 영향으로, 영업이익 추정치가 조금씩 상향 조정되는 추세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실망스러운 수치다. 시장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삼성전자가 하반기 실적 반등을 위해 어떠한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7일,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을 2000억~4000억 원대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는 적자 가능성이 거론된 지난달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다소 안도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4600억 원으로, 기존 시장 예상치를 70% 웃돌 것으로 추정했다. 매출액은 59조3000억 원 수준이다.
다만 전년 동기와 비교해 실적이 대폭 감소하는 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삼성전자는 전년 2분기 매출 77조2036억 원, 영업이익 14조971억 원을 기록했다. 이번에 4000억 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더라도 반도체 사업(DS) 부문 실적이 어닝쇼크(영업손실 4조5800억 원) 수준이었던 전분기(6400억 원)보다 낮은 수치다. 실적이 급감한 건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부진이 지속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는 2분기 DS 부문 영업손실 추정치를 3조~4조 원대로 보고 있다.
반도체 불황에 더해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효과도 줄어들었다. 1분기 '갤럭시S23' 시리즈를 선보인 삼성전자는 2분기에 추가로 전략 스마트폰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았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23' 신제품 출시 효과가 줄면서 전분기 대비 모바일경험(MX) 부문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하반기다. 실적 부진 흐름이 계속된다면 자칫 기업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시장은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어떠한 카드를 꺼내 들지 주목하고 있다. 일단 증권가는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지나고 있다고 판단, 추후 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메모리의 경우 3분기부터 감산 효과가 본격화되고, 출하 수요가 저점을 지나면서 가격 반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재고자산 평가손실도 빠르게 축소될 것이라는 점에서 실적 개선 속도가 업황 회복 속도를 상회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업황 개선과 별개로 최근 DS 메모리·파운드리 기술개발 수장들을 전격 교체했다. D램 개발실장으로 황상준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 부사장을, 파운드리 사업부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정기태 기술개발실장 부사장을 선임하는 등의 내용이다. 하반기가 시작되자마자 최대 요직의 경영진을 교체한 건 파격적인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업계는 장기화되고 있는 불황 속 분위기 쇄신을 꾀하고 초격차 기술력 확보, 미래 사업 준비를 본격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3분기부터 스마트폰 사업에 다시 힘을 줘 실적 방어에 나선다. 2분기 무게감 있는 제품을 출시하지 않아 판매량이 줄었지만, 조만간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Z플립5'와 '갤럭시Z폴드5'를 내놓으며 이를 회복한다는 구상이다. 지난달 열린 노태문 MX사업부장 사장 주재 전략회의에서는 폴더블폰 대중화와 시장 점유율 확대 방안이 집중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이달 중 해당 신제품을 공개하는 '갤럭시 언팩'을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처음 언팩 행사를 개최하는 것으로, 폴더블폰 종주국인 한국의 기술력을 적극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개최 시기다. 오는 26일 '갤럭시 언팩'을 개최할 것이 유력한데, 이는 이전보다 2주가량 앞당긴 것이다. 이에 출시 시점 또한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제조사간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하반기 시장을 미리 선점, 실적 개선 효과를 톡톡히 누리겠다는 계산으로 읽힌다.
물론 폴더블폰 시장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는 게 걱정거리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 출하량 규모는 약 1420만대로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1.2% 수준에 불과했다. 이에 올해 역시 '폴더블폰 대중화'가 삼성전자의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압도적인 제품 완성도를 기반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어 '폴더블폰은 삼성'이라는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폴더블폰 시장 자체의 파이를 조금씩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후발 기업들의 폴더블폰 시장 참여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압도적 제품 완성도를 갖춘 신제품으로 폴더블폰 원조의 자부심을 전 세계에 확실히 각인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3조5000억 원 수준이다. 4분기는 5조 원에 가깝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10조 원에 소폭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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