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AI의 조화는 인류 큰 과제”, 이노베이트코리아에서 답을 찾다[영상]

2023. 7. 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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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술 발전과 연결되는 여러가지 사회적 고민을 생각해볼 기회였어요. 아주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지난달 27일 대전 카이스트(KAIST) 류근철스포츠컴플렉스에서 열린 ‘이노베이트코리아 2023’를 찾은 KAIST 화학과 2학년 최민준 씨가 남긴 소감이다.

올해로 7회째 맞는 국내 최고의 정보통신기술(ICT)·과학 행사 ‘이노베이트 코리아 2023’이 지난달 27일 대전 카이스트(KAIST) 류근철스포츠컴플렉스에서 열렸다. ‘우리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이노베이트 코리아 2023’은 헤럴드 창사 70주년·대덕연구개발특구 50주년을 기념해 최고의 강연자와 다채로운 공연으로 꾸며졌다.

세계적 소프라노 조수미의 인공지능(AI)과의 합동 공연, 사족보행로봇과 뇌파로 움직이는 드론의 로봇쇼, ‘노래하는 과학자’ 가수 박새별의 무대, 카이스트(KAIST) 응원단의 힘찬 오프닝 응원 무대까지.

무대에 오른 연사들도 하나 같이 최고의 강연자였다. 이광형 KAIST 총장, 안철수 국회의원,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 정재승 KAIST 교수, 사토 요이치 틱톡 동북아시아 운영총괄,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박사 등 각 분야의 명사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열띤 강연을 이어갔다.

이날 KAIST 행사장엔 재계·학계·정계 주요 관계자는 물론, 학생이나 직장인과 연구진 등까지 800여명에 이르는 참석자가 이른 시간부터 행사장을 가득 채웠다. 행사가 진행된 4시간 내내 자리를 지키며 함성과 박수 갈채를 보냈다.

가장 먼저 강연한 이광형 KAIST 총장은 “미래에선 AI가 주권이자 국력이 될 것”이라며 “인간이 AI를 통제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회의원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3대 패러다임’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융합 연구를 뒷받침할 법제화 ▷미·중 과학기술 패권 전쟁 대응 ▷국가 리더십의 변화 등을 3대 주요 패러다임으로 꼽았다.

‘AI와 공존하는 가장 인간적인 미래’란 주제로 강연한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은 AI 기술에 대한 인류의 책임감을 주요 화두로 꼽았다. 윤 사장은 “이제 미래를 얘기할 때 AI는 빼놓을 수 없는 화두가 됐지만, 여전히 AI는 편향성·중립성 등의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며 “책임감 있게 AI를 다루는 게 매우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뇌과학자 정재승 KAIST 교수는 선천적 장애를 겪는 청소년에게 로봇팔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뇌파만으로 인간의 의도를 파악해 움직이는 로봇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봇에 직접 명령하거나 말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 생각만 하고, 생각의 흐름이 변하면 그 뇌파가 실시간으로 로봇에 전달되고 행동하는 시대가 왔다”고 덧붙였다.

사토 요이치 틱톡 동북아시아 운영총괄은 ‘숏폼이 선도하는 콘텐츠의 시대’란 주제로 강연했다. 그가 국내강연에 나선 건 처음이다. 그는 ‘숏폼(짧은 형식의 영상)’ 형태 콘텐츠의 발전상과 미래를 설명하며 “누구나 콘텐츠를 생산하는 크리에이터 민주화 시대를 열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대한민국 우주탐사 여정 시작됐다’라는 주제로 우주탐사의 역사와 미래를 풀어냈다. 황 박사는 “지금처럼 한국의 우주산업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적이 없다”며 “바로 지금이 한국 우주산업의 미래를 계획하기에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참석한 KAIST 재학생들은 AI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전기및전자공학부 3학년 배채운 씨는 “AI를 연구하고 싶은 학부생 입장에서 이광형 총장이나 정재승 교수 등 관련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계신 분들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헬스케어 기업 텐마인즈의 임설희 씨는 “인공지능의 향후 방향을 공유해 관심이 갔다”며 “AI로 데이터를 수집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하다 보니 관심 있는 분야라 더욱 재미있고 유익하게 들을 수 있었다”고 호평했다.

행사의 백미는 조수미의 공연 및 특별 강연이었다. 조수미는 이날 7명의 연사 중 가장 마지막으로 무대에 올랐다.

유학시절부터 현재까지 살아온 인생 여정을 소개한 그는 “이렇게 감정에 충실한 예술가로서 살아왔는데 언젠가는 AI도 인간의 감정까지 이해하는 단계로 진화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강연에 이어 시작된 공연에선 AI가 피아노 반주를 담당했다. 사람 연주 없이 자동으로 피아노 건반이 움직였고, 이 모습에 관객들도 일제히 휴대폰을 꺼내 사진 촬영을 하는 등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공연은 가수 정훈희의 ‘꽃밭에서’를 부를 때 최고조에 달했다. 이 공연에선 AI 아바타까지 등장했다. AI와의 협연이 끝나자 관객들은 일제히 일어나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조수미의 세계 최초 AI와의 합동 공연 외에 ‘노래하는 과학자’로 유명한 싱어송라이터 박새별의 공연도 관객의 뜨거운 호응이 이어졌다. 루프 스테이션이라는 악기를 활용해 한 소절씩 음정을 쌓아가며 동요 ‘반짝반짝 작은별’을 불러 호응을 이끌어냈다.

KAIST 응원단의 화려한 응원 무대, 국제로봇경진대회에서 미국·영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한 한국의 로봇 3총사와 뇌파로 조종하는 드론 등도 관객 눈길을 사로잡았다. 참석자들이 일제히 휴대폰을 꺼내 촬영하는 등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부산에서 온 초등학생 이호빈 군은 “평소 로봇에 관심이 제일 많아서 4월 열린 부산과학축전에도 사족보행 로봇을 보러 갔는데 이번에는 로봇이 뛰어다니기까지 해 재밌었다”며 “드론 수업도 듣고 있는데 뇌파로 드론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고 전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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