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앉아 돈 벌 사람 구함” 183번 고의로 사고내 16억 뜯은 일당

A씨 일당이 고의 사고를 내는 모습. /인천경찰청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노려 고의 사고를 내는 방식으로 수년간 16억원대 보험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체포됐다.

인천 계양경찰서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A(23)씨 등 2명을 구속하고 허위 입원을 도운 한방병원장과 동승자 등 공범 15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A씨 등은 2019년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4년간 인천과 경기 일대 교차로에서 고의로 183차례 교통사고를 내, 치료비·합의금 등으로 16억7000만원을 받아 낸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범행 대상으로 삼은 건 좌회전 시 차선을 넘거나 신호를 위반한 차량이었다. 외제차에 여러 명이 탄 상태로 운전하다 이런 차량을 발견하면 일부러 사고를 내는 식이다. A씨는 소셜미디어에 “차에 앉아서 돈 벌 사람을 모집한다”는 내용의 글을 써 동네 친구와 선·후배 등을 공범으로 모집했다. 그리고 범행 후 보험사로부터 받은 보험금 중 일부를 나눠준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일당은 의심받지 않기 위해 매번 동승자를 바꾸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또 보험 가입이 거절될 경우를 대비해 사고 이력이 없는 동승자에게 명의를 빌리기도 했다. 특히 병원에 입원할 경우 합의금이 많아진다는 점을 노리고 인천의 한 한방병원장을 범행에 끌어들였다. 해당 병원은 일당의 허위 입원을 도와주고 입원 비용을 보험사에 청구해 약 4000만원을 부정 수령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변변한 직업이나 생활비가 없어 먹고 살기 위해 그랬다”며 범행을 인정하며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