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세난’ 겪는 집주인, 대출 1.8억 더 받는다
개인다주택자 DSR40% 대신 DTI60% 적용키로
5000만원 연봉자 기준, 50% 추가 대출 가능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연봉 5000만원인 직장인 A씨는 2년 전 보유한 아파트 한 채를 전세로 임대했는데, 최근 임차인이 이사를 가겠다며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했다. 하지만 이 아파트(시세 8억원)의 전세 시세는 2년 전보다 1억원 내린 4억5000만원으로 임차인에게 차액을 돌려줘야 한다. 여유자금이 없는 A씨는 추가 대출을 받아야 하지만, 이미 주택담보대출 3억5000만원(금리 2.5%, 30년만기, 원리금균등상환)에, 신용대출도 3000만원(금리 5%, 1년 만기, 만기일시) 있는 상태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40%를 모두 소진해 추가 대출이 쉽지 않다.
또 정부는 개인 임대사업자들도 RTI(임대업이자상환비율)를 1.00배로 완하키로 했다. RTI는 부동산 임대업자의 연간 임대소득을 해당 임대업대출의 연간 이자비용과 해당 임대건물 기존 대출의 연간 이자비용의 합으로 나눈 배율이다. 현재 RTI는 주택의 RTI는 1.25배, 주택이 아니면 1.5배를 넘어야 대출이 이뤄지고 있다. 이번 대출규제 완화 조치에 따라 주택당 전세보증금이 5억원일 경우 기존 15억원 가량 받을 수 있던 대출한도는 18억7500만원까지 확대된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부동산 시장의 역(逆)전세 상황이 심각해진 데 따른 것이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현재 전세시세가 기존 전세가격보다 낮은 역전세 위험가구의 비중은 지난해 1월 25.9%(51만7000호)에서 지난 4월 52.4%(102만6000호)로 증가했다. 매매가격이 전세보증금보다 낮은 ‘깡통전세’ 주택 비중도 같은 기간 2.8%에서 8.3%로 높아졌다. 새 임차인을 구하거나 집을 팔아도 전세보증금을 모두 돌려주는 게 불가능한 집주인이 많아졌다는 소리다. 이에 따라 금융권 안팎에서는 DSR규제 완화 주장이 계속 제기된 바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한국은행 등에서 분석한 결과 역전세를 겪고 있는 임대인들이 평균적으로 7000만원 수준의 비용이 부족한 것으로 얘기되고 있다”며 “다양한 케이스가 있겠지만, 이번 정책으로 전세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는 집주인에게는 충분한 여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선형 (sunnyju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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