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전 한 번 보세요”, 지소연의 자신감과 여자 축구 최다 관중 향한 바람
지소연, "월드컵 가기 전 많은 힘 실어주셨으면"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지난달 18일부터 파주 축구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소집 훈련 중이다. 한국은 오는 20일 개막하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 나선다.
이번 월드컵에서 H조에 속한 한국(FIFA 랭킹 17위)은 콜롬비아(25위), 모로코(72위), 독일(2위)을 차례로 만난다. 어렵다고 물러설 수도 쉽다고 방심할 수도 없는 조 편성이다. 특히 조별리그 첫 상대인 콜롬비아와는 16강 진출권을 두고 가장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호주로 출국하기 전 국내에서 최종 점검을 펼칠 예정이다. 5일 23명의 최종 명단을 확정한 뒤 8일 오후 5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이티를 상대로 신세계 이마트 초청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친선 경기를 치른다. 이날 경기는 월드컵 출정식을 겸한다.
한국은 그동안 총 세 차례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2003년 첫 월드컵에서 나선 뒤 12년이 지나서야 다시 얼굴을 내밀었다. 오랜 기다림은 값진 결실로 돌아왔다. 지소연으로 대표되는 황금세대가 등장하며 사상 첫 16강의 꿈을 이뤘다.
지난 2019년에는 2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일궈냈다. 하지만 세계의 벽은 높았다.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를 당하며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이후 한국은 벨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했다. 지난해 열린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에서는 사상 최초로 준우승을 해냈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지소연이 중심이 됐던 2010 FIFA 20세 이하(U-20) 여자 월드컵 3위 세대와 장슬기(인천 현대제철)가 속했던 2010 FIFA U-17 여자 월드컵 우승 세대가 함께 하는 마지막 대회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소연은 3일 기자회견에서 “2010년부터 10년 넘게 한 선수가 많다”며 “황금 세대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전보다 성숙하고 말로 안 해도 잘 아는 사이”라며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말했다.
장슬기 역시 “현재 대표팀에는 좋은 선수와 전성기를 맞은 선수들이 많다”며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라 생각하며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아이티전은 2013년 7월 북한전 이후 10년 만에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여자 대표팀의 A매치다. 대한축구협회는 “대표팀의 사기 진작을 위해 한국 축구의 성지라고 할 수 있는 서울월드컵경기장 개최를 결정했다”며 “선수단과 코치진도 꾸준히 원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2006년 A대표팀에 데뷔한 지소연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뛰는 건 두 번째에 불과하다. 그는 “북한전 이후 두 번째로 뛰게 됐는데 선수로서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의미는 남다르기에 굉장히 영광”이라고 말했다.
주말 오후 5시에 열리는 만큼 많은 관중의 응원도 기대하고 있다. 종전 여자 축구 최다 관중은 2019년 프랑스 월드컵을 앞두고 열렸던 아이슬란드전 15,389명이다.
지소연은 “토요일이고 서울이라 기대를 안 할 수가 없다”며 “선수들이 월드컵에 가기 전 많은 힘을 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뜨거운 응원을 바랐다. 아울러 취재진에게도 “많이 홍보해 주시고 같이 힘을 합쳐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무더위에도 월드컵을 대비해 고강도 훈련을 진행 중인 대표팀은 매일 녹초가 되고 있다. 장슬기와 이금민(브라이턴)은 “입맛이 떨어질 정도”라고 표현했다. 고된 훈련을 거듭하는 만큼 자신감은 커지고 있다.
지소연은 “경기하다 보면 우리가 압도할 수도, 밀릴 수도 있다”며 “우리가 얼마만큼 높은 강도로 상대를 괴롭히는지 일단 아이티전을 한 번 보시길 바란다”고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허윤수 (yunspor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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