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종부세 공정가액 60% 유지… 결혼자금 증여세 면제 확대

가업승계 증여세 20년 분납
특례 저율과세 60억 → 300억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업·민생 세제 개편

정부가 4일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기업·민생과 관련된 각종 세제 개선을 예고했다. 중소기업 가업승계를 원활하게 하고, 종부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유지한다. 저출산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신혼부부 증여세 공제 한도 확대도 검토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이달 말 발표될 세제개편안에 담긴다.

정부는 중소기업 가업승계 부문에서 지난해 상속세 제도를 대폭 손질한 데 이어 올해는 증여세 관련 세제 완화에 초점을 맞췄다. 중소기업이 승계를 조기에 준비하고, 계획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먼저 중소기업의 증여세 연부연납 기간이 현행 5년에서 20년으로 연장된다. 증여세 특례세율 저율과세(10%) 구간도 현재 6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5배 상향한다. 산업구조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업종변경 제한도 완화한다. 현재 가업상속공제 특례를 받은 상속인은 5년간 표준산업분류상 '중분류' 내에서만 업종 변경이 가능한데, 이를 '대분류'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수도꼭지를 금속으로 만들던 회사가 (상속 후) 플라스틱으로 만들게 되면 중분류를 넘어가는 등 현실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전했다.

정부는 부동산 보유세 부담을 가격 급등 이전인 2020년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관련 세제를 정비한다. 우선 종합부동산세의 과세표준을 매기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작년 수준인 60%로 유지한다. 수십조대 '세수펑크'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로 올릴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결국 현행 수준으로 정리됐다.

재산세에 대해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주택자 기준으로 지난해 45%에서 올해 43~45%로 추가 인하하기로 한 상태다. 또 공공성 있는 임대주택의 경우 토지·건물 소유자가 달라도 부속토지 종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기존에는 건물과 토지 소유자가 동일한 경우에만 종부세 부과대상에서 제외됐다.

혼인과 출산에 대한 인센티브 차원에서 결혼자금에 한해 증여세 공제한도 확대를 검토한다. 현재는 성인자녀 1인당 10년간 5000만원 한도만 증여세 면제가 가능해 하다. 부부를 합쳐도 부모로부터 온전히 받을 수 있는 결혼자금은 1억원으로, 현재의 집값 수준 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방 차관은 "결혼자금에 대한 구체적인 증여세 공제 한도나 수준 등은 여론 수렴을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육비용에 대한 세제혜택도 나왔다. 현행 월 10만원인 출산·보육수당 비과세 한도를 확대하고, 기업이 직원에게 지급하는 양육지원금에 대해서도 법인세 손금산입 허용 근거 등을 마련해 세제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아울러 △고액기부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 △장기 주택저당차입금 이자 상환액 소득공제 한도 상향 △사적연금 분리과세 기준 상향 등도 검토한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