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태양광 퇴출 나서나···‘한국형 FIT’ 종료키로
윤석열 정부가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을 대대적으로 축소키로 했다. 최근 보조금 부정 수급에다 전력망 불안정까지 불거지자, 정부가 특히 소규모 태양광 발전 지원 제도는 종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발전의 일부 부작용을 보완하려는 노력은 없이 제도 자체부터 없애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RE100 등으로 기업들의 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는 데 비해 태양광이 차지하는 전력 비중이 한 자릿수에 그치는 현실을 외면한 조치로 지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강경성 2차관과 손양훈 인천대 교수를 공동위원장으로 신재생에너지 정책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첫 회의를 연 TF는 소형태양광 고정가격계약 제도(한국형 FIT)의 구체적인 개편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형 FIT는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자의 안정적인 수익 보장을 위해 20년간 고정으로 가격 계약을 맺는 제도로 2018년 도입됐다. 실제 수익성이 보장됨에 따라 한국형 FIT 도입으로 농어촌을 중심으로 태양광이 빠르게 늘어났다.
TF는 한국형 FIT로 소규모 태양광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계통·수급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다고 보고 이를 폐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전력을 생산하는 사업자가 늘어나면서 그만큼 전력망 부담이 커지자 속도 조절에 나섰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여기에 ‘100㎾ 미만 태양광 발전사업자’라는 지원 자격을 충족하기 위해 ‘설비 쪼개기’ 등 부작용도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산업부는 2022년 11월 ‘재생에너지 환경 변화에 따른 재생에너지 정책 개선방안’을 통해 “(한국형 FIT) 제도가 연장되더라도 참여 대상과 한도, 계약가격 등을 전면 개편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결국 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쪽으로 결론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부는 한국형 FIT 제도 종료를 위한 의견수렴 절차를 이번 주 중으로 행정예고 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도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부작용을 보완하기보다 제도를 폐지하는 데 대해 비판도 제기된다. 임재민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FIT 제도 개편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소규모 태양광 사업자를 보호하는 장치 자체를 없애는 것은 시장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전체 태양광 발전에서 소규모 태양광 비중이 70%가 넘는 게 현실이다. 이번 정책이 추진된다면 재생에너지 보급 촉진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적잖다. 권경락 플랜 1.5 활동가는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기를 이웃집에 판매하거나 자기가 소비할 수 있도록 보조금을 확대하는 대안 없이 FIT 제도 자체를 없애는 것은 소규모 태양광은 앞으로 하지 말라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정부는 이날 TF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등 재생에너지 정책 전반에 대한 개편도 예고했다.
재생에너지 시장 위축으로 기업들의 어려움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4월 일요일 한때 태양광 전력 수요가 국내 전체 전력 수요의 40%에 육박했지만 월 평균으로 보면 7.5%에 그칠 정도로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 규모는 아직 저조한 수준이다. 지난 3월 세계자연기금(WWF) 한국본부 등이 발족한 ‘기업 재생에너지 이니셔티브’에 따르면 2030년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량은 기업 수요에 약 절반 수준인 56%에 그칠 것이라고 추산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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