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 느린 '테슬라 슈퍼차저' 표준화…고민 깊은 현대차

정한결 기자 2023. 7. 4. 15:0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 내에서 테슬라의 충전 규격인 북미충전표준(NACS)의 의무화 바람이 불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가 NACS를 적극 도입한데 이어 미국 주 정부가 이를 의무화하면서 현대자동차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4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미국 켄터키 주는 충전업체들이 켄터키 주 내 충전기 사업에서 정부 보조금을 받으려면 NACS를 도입해야 한다는 규정을 지난달 30일부터 도입했다.

아이오닉5·EV6 등 주요 전기차의 강점으로 800볼트(V) 초고속 충전을 내세웠지만 NACS를 사용할 경우 그 효율이 떨어진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3.1.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내에서 테슬라의 충전 규격인 북미충전표준(NACS)의 의무화 바람이 불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가 NACS를 적극 도입한데 이어 미국 주 정부가 이를 의무화하면서 현대자동차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4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미국 켄터키 주는 충전업체들이 켄터키 주 내 충전기 사업에서 정부 보조금을 받으려면 NACS를 도입해야 한다는 규정을 지난달 30일부터 도입했다.

미국 연방 정부는 현재 50억달러(약 6조5000억원)를 들여 미국 전역에 전기차 충전망을 구축 중이다. 연방 정부는 충전업체가 보조금을 받으려면 기존 충전 표준인 합동충전시스템(CCS) 설치를 요구하는데 그쳤지만, 각 주 정부가 개별적으로 NACS 도입을 의무화하는 모양새다. 이미 텍사스와 워싱턴 주는 NACS를 의무화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며, 캘리포니아·아이오와·미시간주도 이를 검토 중이다. 실제로 의무화 된 사례는 이번 켄터키주가 처음이다.

NACS는 이미 북미와 글로벌 완성차업계 내에서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과 포드, 볼보는 NACS 도입을 선언했다. 폭스바겐은 이를 위해 테슬라와 대화 중이라는 입장을 냈으며, 스텔란티스와 메르세데스-벤츠는 도입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 자율주행 단계별 기준을 제시한 미국자동차기술협회(SAE)는 NACS를 표준화할 계획이다.

테슬라의 슈퍼차저는 이미 북미 지역 전체 급속 충전기의 60%를 차지한다. 글로벌 완성차업계가 NACS 도입에 나선 배경이다. 충전 네트워크에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기존 테슬라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전략이다. GM의 경우 테슬라 네트워크 활용을 통해 4억달러를 아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당장은 CCS와 NACS를 병행하지만 결국 NACS만 남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전기차·충전 패권을 잡겠다고 나선 가운데 미국 주요 완성차 브랜드가 CCS 퇴출을 정부에 로비할 수 있다고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 등은 전망했다. 실제로 GM과 포드 등이 본격적으로 차량에 NACS를 탑재하는 시점은 오는 2025년부터다. 그러나 켄터키주를 비롯한 지방정부가 먼저 의무화하고 있다. NACS를 도입한 완성차 브랜드가 향후 북미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에 이점을 쥘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대차·기아 전기차의 경우 NACS로 전환하기도 쉽지 않다. 아이오닉5·EV6 등 주요 전기차의 강점으로 800볼트(V) 초고속 충전을 내세웠지만 NACS를 사용할 경우 그 효율이 떨어진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최근 "현재 800V 기반으로 500V 기반인 테슬라의 슈퍼차저를 이용하면 오히려 충전 속도가 느려지고, 충전 시간도 더 늘어나게 된다"고 밝혔다.

NACS 사용이 결국 경쟁사인 테슬라의 배만 불린다는 우려도 있다. GM·포드 등의 합류로 테슬라의 충전소 수익은 향후 6년간 4조원에 육박한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충전규격 및 충전소 선점을 바탕으로 보다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테슬라는 이미 전기차와 배터리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전기차 가격 전쟁에서 승리 중이다. 2분기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83% 증가한 46만여대를 기록했다.

김흥수 현대차 GSO 담당 부사장은 지난달 열린 'CEO(최고경영자) 인베스터 데이'에서 "테슬라의 충전 인프라에 참여하면 당장 많은 충전소를 쓸 수 있겠지만, 많은 데이터와 부가서비스 등이 테슬라에 종속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각 사가 가지고 있는 전기차 전략이 펼쳐지는 데 유리한지 판단해야 한다"며 "철저히 고객 입장에서 분석하되 단기·중단기적으로 분석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