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영장서 물에 빠진 아이 살린 조수현 소방장…“할 일 했을 뿐”
이한주 기자 2023. 7. 4. 15:06
인천 그랜드 하얏트 호텔 수영장에서 어린아이가 물에 빠진 채 5분 가까이 방치됐다가 구조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아이를 심폐소생술로 구한 사람은 비번날 호텔을 찾은 조수현 소방장이었습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제보자(호텔 투숙객)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오후 6시 15분쯤 하얏트호텔 어린이수영장에서 3~4살의 남자아이가 물에 빠진 채 발견됐습니다.
주변에 있던 투숙객이 발견한 아이는 코와 입이 수면 아래로 향한 채 의식을 잃고 물 위에 떠 있던 상태였습니다. 사람들이 곧바로 아이를 건져냈지만 아이는 얼굴이 보랏빛을 띠었고 호흡과 맥박도 없었습니다. 당시 수영장에는 4~5명의 안전요원이 있었지만 사람들로 붐비다 보니 아이가 빠진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이후 수영장 안전요원이 응급조치를 시작했지만 아이는 호흡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아이의 몸은 점점 굳어갔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비번날이던 인천 검단소방서 38살 조수현 소방장이 나서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조 소방장은 결혼기념일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호텔을 찾은 상태였습니다. 호텔에 있던 심장박동 제세동기가 고장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조 소방장은 119에 구조신고를 요청하고 직접 심폐소생술을 진행했습니다.
10분 넘게 아이의 맥박이 돌아오지 않았지만 조 소방장은 포기하지 않은 채 CPR을 이어갔습니다. 결국 아이는 수차례 물을 토한 뒤 울음을 터트리며 가까스로 의식을 차릴 수 있었습니다. 아이 부모와 지켜보던 사람들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제보자(호텔 투숙객)는 JTBC 취재진과의 전화통화에서 “주변사람 모두 아이가 죽음의 문턱을 넘었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소방관이 포기하지 않고 CPR을 이어가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며 “정말 기적이 있다는 것을 느꼈던 순간”이라고 말했습니다.
조 소방장은 JTBC 취재진과의 전화 통화에서 “당시 결혼기념일을 맞아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호텔을 찾은 상황에서 사람들의 비명을 듣고 몸이 반사적으로 움직였다”며 “구급대원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한편 조 소방장은 이번 뿐만이 아니라 2009년 소방관이 된 이후 비번날 응급상황에서 CPR을 통해 세 사람의 생명을 구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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