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외환위기 이겨내고 수출 전진기지로…기아 오토랜드 광주
광주 한복판서 하루 8개 차종 2천100대 생산…생산물량 65% 수출
(광주=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광주광역시 시내 한복판, 서구 내방동에는 기아의 국내 3대 공장 중 하나인 '기아 오토랜드 광주'(옛 기아차 광주공장)가 자리하고 있다.
호남 지역의 첫 자동차 생산기업 '아시아자동차'가 1968년에 지은 9만9천㎡(약 3만평) 규모 자동차 조립공장이 그 시작이다.
55년이 지난 지금 규모는 축구장 면적 167배에 달하는 119만82㎡(약 36만평)로 커졌고, 연 최대 62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대규모 공장으로 거듭났다.
나아가 여기서 생산하는 차량의 65%가량을 수출하는 '수출 전진기지'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광주 공장이 오늘날 호남 최대 자동차 생산기지이자 수출 전진기지로 발전하기까지 순탄치 않았다.
아시아자동차는 광주 공장 준공 이듬해인 1969년 경영 부실로 동국제강에 인수됐다. 1970년 이 공장에서 생산된 첫 차량은 이탈리아 피아트와의 라이선스 계약을 통한 소형차 '피아트 124'였다.
그러나 3년 뒤 계약을 연장하지 못했고, 아시아자동차는 1976년 기아산업(기아의 전신)의 자회사가 됐다.
이때부터 아시아자동차의 완성차 업체의 면모를 갖춰가기 시작했다. 방위산업체로 지정된 데 따른 것으로, 광주 공장은 군수용 차량을 생산하며 사세를 확장해 나갔다.
이후 1992년 2공장 준공과 함께 '아시아자동차' 브랜드를 내세워 경상용차 타우너를 만들기 시작했고, 1995년에는 버스 그랜버드를 생산했다.
또 1993년부터는 기아의 프라이드를 위탁 생산했다.
이 시기 광주 공장은 아시아자동차에 '수출 1억불 탑'을 안겨 주기도 했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가 닥치자 광주 공장은 크게 흔들렸다. 1998년 이 공장 생산량은 전년의 8분의 1 수준인 5만9천864대로 쪼그라들었다.
현대자동차그룹(당시 현대그룹)이 광주 공장 재도약을 가능케 했다.
기아가 1998년 말 현대차에 인수되고, 아시아자동차가 이듬해 기아에 흡수합병되면서 광주 공장은 기사회생했다.
현대차그룹은 상용차가 주력이던 광주 공장의 체질 개선에 나섰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당시 '라인 합리화'에 따라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를 전략 차종의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로 재편했다.
스포티지와 쏘울이 그 결과물이다.
2004년과 2008년에 광주 공장에서 생산되기 시작한 스포티지와 쏘울은 각각 2011년과 2015년 '100만대 돌파'를 기록했다.
아시아자동차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외환위기를 거치며 힘겨웠던 기아의 재도약에 광주 공장이 제 역할을 한 것이다.
이후 광주 공장은 2014년 쏘울 EV(전기차), 2019년 셀토스, 2021년 5세대 스포티지, 2022년 더 뉴 셀토스 등 최고 판매 차종을 차례로 양산하며 수출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이 공장이 생산한 차량 47만2천479대 중 64.4%는 수출됐다.
'기아 광주공장'이라는 명칭은 2021년 기아자동차가 '기아'로 사명을 바꾸며 '기아 오토랜드 광주'가 됐다.
지난달 29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가 주최한 테크 투어를 통해 이곳을 찾았을 때 33만㎡(10만평) 부지의 1공장에서는 셀토스와 쏘울 부스터, 쏘울 EV 생산이 한창이었다.
프레스 공장에서는 프레스 설비가 시간당 540개의 패널을 찍어내는 데 한창이었고, 차체 공장에서는 수백 개의 로봇 팔이 쉴 새 없이 자동차 차체를 용접하고 있었다.
오토랜드 광주에서 만드는 8개 차종의 일일 생산량은 총 2천100여대다. 올해 상반기 이 공장 생산량은 27만9천790대로 지난해 상반기(21만9천770대)보다 27.3% 증가했다.
연간 생산량은 2020년 44만1천대로, 2021년 45만7천대로 매년 늘고 있다.
전인환 오토랜드 광주 종합관리담당(실장)은 "오토랜드 광주는 현재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더욱더 높은 곳을 향해 매진할 계획"이라며 "고객에게 감동을 주고 만족할 품질을 드리는 여러 활동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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