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전교조 해직교사 부당 특채' 김석준 전 교육감 공수처에 고발

감사원이 해직 교사 채용과정에 부당 개입한 김석준 전 부산교육감을 국가공무원법 위반과 직권남용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고 4일 밝혔다.

2021년 5월 “부산교육청이 2018년 전교조 소속 해직교사를 부당하게 특별채용했다”는 국민의힘 곽상도 전 의원 등의 공익감사청구에 따라 시작된 감사는 윤석열 정부 들어 사실상 재조사를 거친 끝에 4일 결과가 발표됐다. 감사원은 감사결과 “부산교육청이 당시 지원요건을 ‘교육활동 관련으로 해직된 자’로 부당하게 제한하는 등 사실상 특정인 4명을 위한 특별 채용을 추진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김 전 교육감은 2018년 9월 전교조 부산지부로부터 통일학교 관련 해직교사 4명을 특별채용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담당 부서에 검토를 지시했다. 담당자들은 김 전 교육감 지시에 교원 특별채용 대상을 ‘통일학교 관련 해임교사’로 제한할 수 있는지 법무법인과 법률사무소 등 3곳에 자문을 의뢰해 부적절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통일학교 관련 해임교사를 구제할 목적에서 제한적으로 공개채용을 실시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담당자들은 ‘교육활동 관련으로 퇴직(명예퇴직자 포함)한 자’, ‘관내에서 교육공무원으로 3년 이상 근무한 자’를 채용 대상으로 한 계획을 김 전 교육감에게 보고했다. 그러자 김 전 교육감은 ‘명예퇴직자 등을 포함하면 대상자가 너무 많다’며 ‘퇴직자가 아닌 해직자로 변경하라’고 지시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이 부산교육청에서 지난 2000년부터 2018년 11월까지 해직된 23명의 해직 사유를 확인한 결과 교육활동 관련으로 해직된 교사는 통일학교 관련 해직교사 4명뿐이었다. 나머지 19명은 성 비위나 폭행 등 개인 비위로 해직됐다. 결국 해당 특별채용은 응시 자격을 ‘교육활동 관련으로 해직된 자’로 좁게 제한한 데다 채용공고 후 14일 만에 2차 시험을 치르는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채용에는 통일학교 관련 해직교사 4명만 지원했고, 이들은 모두 2019년 1월 최종 채용됐다.

이와 관련 부산교육청 측은 “특별채용은 임용권자 재량사항”이라며 “교육공무원임용령에 있는 ‘3년 이상 경력’은 필요 최소한의 요건이므로 임용권자가 지원요건을 추가한 것이 공개경쟁의 취지를 저해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직무수행과 관련 없이 응시자격을 과도하게 제한한 것은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특별채용 계획상 대상엔 사립학교 교원도 포함한 것이라는 교육청의 주장에는 “사립학교 교원은 교육공무원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고, 2018년 교육감 최초 보고에 포함시킨 명예직자 현황도 공립학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등 사립학교 교원을 포함하려 했다는 근거가 없다”며 수용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이 같은 조치를 수행한 당시 부산교육청 장학관·국장·과장 총 3명은 징계 시효가 3년으로 이미 끝났지만, 재발방지를 위해선 엄중한 인사조치가 필요하다며 비위내용을 통보했다.

김석준 전 부산시 교육감. 연합뉴스